올해 우리기업들이 근로자들에게 부여하는 하계휴가 일수는 늘어나는 대신 휴가비는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발표에 따르면 전국 551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2013년 하계휴가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하계휴가 일수는 평균 4.3일로 지난해(4.0일)에 비해 0.3일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었던 2009년(4.4일) 이후 가장 많은 하계휴가 일수로, 주말 등을 포함할 경우 실제 휴가일수는 6~8일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 40시간제 도입 이후 감소추세를 이어오던 하계휴가 일수가 올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불확실한 최근의 대내외 경제 환경이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계휴가 계획이 있는 기업 중 휴가비를 지급할 예정인 곳은 72.3%로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0.5%p↓)했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경우 작년보다 0.1%p 증가한 71.9%가 지급 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나, 대기업은 작년보다 4.5%p 감소한 73.6%에 그쳤다.
한편, 하계휴가비를 지급하는 기업들의 평균 휴가비는 지난해보다 6000원(1.3%) 줄어든 46만 4000원으로 조사됐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하계휴가비가 53만 6000원으로 전년대비 2.2%, 중소기업은 44만 6000원으로 전년대비 1.1% 각각 감소했다.
이처럼 대기업의 경우 하계휴가비 지급 기업뿐 아니라, 휴가비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올해는 상대적으로 대기업이 체감 경기 악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들의 하계휴가는 전통적인 하계휴가 기간인 7월 말(31.4%)부터 8월 초(39.9%)에 집중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2년과 비교할 때 7월 초·중순에 실시한다고 답한 비율이 9.1%(2.1%+7.0%)에서 14.0%(4.8%+9.2%)로 4.9%p 늘어난 반면, 8월 초순에 실시한다는 응답 비율은 42.9%에서 39.9%로 3.0%p 줄어, 8월 초순에 집중되었던 하계 휴가기간은 다소 분산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전력난 악화로 인한 국민절전 캠페인도 하계휴가의 분산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민절전 캠페인의 영향을 받아 하계휴가 기간을 정했다고 답한 기업이 18.7%로 조사되었으며, 이들 기업의 7월말, 8월 초순의 하계휴가 집중 비율(65.7%)이 전체기업(71.3%)보다 다소 낮게 나타났다.
올해 경기상황에 대해서는 61.3%의 기업이 '전년보다 악화되었다'고 응답했다. 반면 '전년과 비슷하다'는 답변은 36.1%였고, '개선되었다'는 2.6%에 불과했다.
특히 전년에 비해 경기가 악화(매우 악화+악화)되었다는 응답에서 대기업(74.2%)이 중소기업(58.6%)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대기업의 체감 경기 악화가 중소기업보다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실제로 대기업의 경우 경기가 악화되었다는 응답 비중이 2012년 52.4%에서 올해 74.2%로 크게 높아졌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엔저 등 대외 환경 악화의 파급효과가 수출 위주의 대기업에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