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지난 3월말 2013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예상하면서 '3강4중2약'으로 꼽았다. 2012년 통합 챔피언 삼성과 KIA 두산을 3강으로 봤고, 4중은 넥센 LG SK 롯데, 그리고 2약은 한화 NC였다.
시즌 개막 이후 3개월이 훌쩍 지났고, 17일 경기로 전반기를 마쳤다. 팀별로 최다 76경기(LG NC)에서 최소 70경기(KIA)씩을 소화했다. 앞으로 최다 58경기(KIA)에서 최소 52경기(LG NC)씩 남았다. 전문가들의 시즌 전 예상은 전반기 종료 팀 성적과 어느 정도 일치했을까.
투타 밸런스가 가장 안정된 삼성은 예상대로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삼성은 전문가들이 꼽은 3강 중 한팀이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밴덴헐크(3승)와 로드리게스(3승)가 부진했지만 윤성환(6승) 배영수(7승) 장원삼(8승)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으로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달렸다.
최하위 한화의 부진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한화는 스포츠조선 야구기자들이 시즌 전 매긴 타격, 주루, 수비, 선발, 불펜 5개 부문 평가에서 9개팀 중 꼴찌로 평가됐다. 한화가 전반기에 보여준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승률이 3할1리(22승51패1무), 팀 평균자책점 5.67(9위), 팀 타율 2할5푼7리(9위)였다.
전문가들은 9구단 NC가 한화와 꼴찌 경합을 벌일 것으로 봤다. 하지만 8위 NC는 한화보다 승차에서 6경기 앞섰다. 외국인 선수 3명 보유 프리미엄을 누린 NC는 팀 평균자책점이 4.27로 한화 마운드 보다 단단하며 안정적이었다. 선발 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QS)가 43경기로 가장 많았다. 한화는 QS가 19경기로 가장 적었다. 전문가들은 NC가 기대이상의 선전을 한 것도 있지만 한화가 예상보다 경기력이 떨어져 이같은 차이가 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에서 가장 빗나간 팀은 돌풍의 LG다. 2위 LG는 삼성을 승차 반 게임차로 바짝 추격했다. 6연승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시즌 전 4중으로 예상됐던 LG는 팀 평균자책점 1위(3.66), 팀 타율 2위(0.282)로 투타 전력이 가장 좋았다. 삼성(3.87, 0.275)보다 수치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LG는 시즌 전 삼성에서 영입한 불펜 정현욱과 2루수 손주인 등으로 수비를 안정시켰다. 공격에선 주장 이병규 정성훈 박용택과 정의윤 오지환 등의 신구조화가 돋보였다. 3위 넥센도 전문가들의 예상 보다 선전했다.
4위 두산과 5위 KIA는 우승 후보로 예상됐지만 실제 경기력은 수준이 떨어졌다. 두산은 전반기 막판 3연승으로 4강에 진입했지만 마운드에서 불안요소를 드러냈다. 팀 타율(0.283)은 가장 좋았지만 팀 평균자책점(4.58)이 8위였다. 이런 허약한 투수력으로는 언제라도 다시 추락할 위험이 있다. 부진했던 외국인 선발 올슨을 퇴출시키고 새로 영입한 핸킨스의 적응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두산은 마운드만 안정을 찾으면 선두 싸움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IA도 예상치를 빗나간 원인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마운드 때문이다. 팀 평균자책점이 4.53이다. 선발 투수 윤석민(2승) 서재응(4승)이 부진했다. 마무리 앤서니(4블론세이브)도 최근 무너졌다. 새로 마무리 보직을 받은 송은범도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 KIA는 라이벌 삼성과의 시즌 상대전적에서 1승8패로 약했다. KIA는 삼성에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여선 상위권 도약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경우에도 주눅이 들 수 있다.
6위 롯데와 7위 SK는 '4중' 예상치를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는 홍성흔(두산) 김주찬(KIA)이 빠진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져 팀 홈런이 31개에 머물렀다. SK는 마무리 정우람이 빠지면서 생긴 불펜 공백으로 전반기 내내 고전했다.
후반기는 23일부터 시작한다.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3위 넥센과 6위 롯데의 승차가 3.5게임이다. 중위권 팀간의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연승 연패에 따라 순위가 시즌 막판까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