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이 어느덧 전반기 피날레 등판을 하게 됐다.
류현진은 오는 11일 오전 10시40분(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선다. 시즌 18번째이자 전반기 마지막 선발등판 경기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지 벌써 석달이 넘게 지난 시점, 이제는 어엿한 빅리거로 자리잡은 류현진이 올스타브레이크를 앞둔 최종전서 어떤 투구를 펼칠지 궁금해진다. 이번 등판에는 류현진 개인 뿐만 아니라 다저스 팀에도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류현진의 승수쌓기와 애리조나와의 순위 싸움 등 볼거리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류현진은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를 꺾고 5전6기 끝에 시즌 7승 달성에 성공했다. 그 이전 6월 한 달간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평균자책점 2.70으로 잘 던지고도 승수 추가에 실패한 류현진으로서는 숙적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 상승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특히 올시즌 두 번의 애리조나전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올린 경험이 있어 자신감도 넘친다. 지난 4월14일 원정경기서 6이닝 6안타 3실점 9탈삼진으로 시즌 2승을 따냈고, 지난달 13일 홈에서는 6이닝 동안 11안타를 맞으며 고전했으나 3실점으로 막아내며 제 역할을 했다.
만일 이날 애리조나를 상대로 시즌 8승에 성공한다면, 류현진은 후반기 승수쌓기에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류현진은 나흘간의 올스타브레이크(16~19일) 동안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다저스는 20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에 돌입한다. 과연 돈 매팅리 감독이 후반기 첫 경기 선발을 누구에 맡길 것인가.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 또는 류현진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커쇼는 17일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출전해야 한다. 그 이전 13일 콜로라도전에 선발로 나가 적어도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고 3일 휴식후 다시 올스타전에서 1이닝(선발 등판할 경우 3이닝 투구도 가능)을 투구할 커쇼가 후반기 첫 경기에 나서는데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결국 매팅리 감독은 전반기 막판의 상승세를 후반기에도 연결시키기 위해 류현진을 선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후반기 1선발의 위상과 책임감, 류현진을 더욱 강인하게 만들 요소다.
다저스 입장에서도 이날 애리조나전에서는 류현진의 호투가 필수적이다. 8일 현재 다저스는 애리조나에 4.5게임차 뒤져 있다. 이번(9~11일) 애리조나와의 원정 3연전서 최대한 승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 9일 첫 경기에는 잭 그레이키, 10일에는 마이애미에서 영입된 리키 놀라스코, 그리고 최종전에 류현진이 나선다. 누가 뭐래도 다저스는 스윕을 원할 것이고, 그 마지막 경기를 류현진이 책임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저스는 콜로라도와의 홈 4연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하는데, 선두 애리조나와의 승차를 충분히 줄인 뒤 콜로라도를 만나는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또 하나, 신인왕 경쟁에서 한발 앞서 있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셸비 밀러도 같은 날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한다. 밀러는 현재 9승6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중이다. 성적이나 인지도에서 류현진에 앞서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반기 마지막 등판 결과에 따라 그 격차를 줄일 수도 있다.
한편, 이날 애리조나 선발은 신인 타일러 스캑스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스캑스는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리다 지난 6일 콜로라도전서 8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따낸 만만치 않은 왼손 투수다. 90마일 안팎의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를 던지며 컨트롤이 뛰어나 류현진에게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