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메시' 전현철(23·전남)이 '30초의 기적'을 썼다.
30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대전전에서 후반 13분 이현승 대신 교체투입됐다. 전현철은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날렵한 몸놀림으로 쇄도하던 이종호에게 전진패스를 건넸다. 패스를 건넨 후 세컨드볼을 따기 위해 돌아들어가는, 준비된 포지셔닝이 주효했다. 이종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전광석화처럼 쇄도했다. 골키퍼를 맞고 굴절된 볼은 오른쪽 구석 골대 안으로 빨려들었다.
하석주 전남 감독의 '신의 한수'였다. 전반 14분 수비수 정준연의 오른발 '슈터링' 선제골에 이어 전현철의 깜짝 추가골에 힘입어 후반 43분 대전 정성훈의 헤딩골 등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전남은 대전에 2대1으로 이겼다.
전현철은 하 감독의 아주대 시절 애제자다. U-리그 무패군단 아주대 신화를 함께 썼다. 전현철은 1-2학년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3학년 말 하 감독의 만류를 무릅쓰고 드래프트 1순위로 성남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사제의 인연은 진했다. 하 감독이 지난해 전남 지휘봉을 잡으며 프로 무대에서 다시 재회했다. 2013년 시즌 개막 직전 하 감독이 성남으로부터 센터백 임종은과 함께 애제자 전현철을 영입했다. 그렇게 다시 재회했다.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새끼손가락를 다쳤다. 서울전 후 휴가중에 고향인 부산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 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이 있었다. 수십바늘을 꿰맨 후 고개를 푹 숙인 채 클럽하우스에 돌아왔다. 하 감독은 "오랜만에 푹 쉬다오라고 했는데, 개인운동을 하다 다쳤다. 어쩌겠냐"며 허탈하게 웃었다.
올시즌 전현철의 골은 드라마틱하다. 마수걸이골은 인상적이었다. 지난 3월10일 대구 원정에서 후반 36분 수비수 4~5명을 동시에 벗겨내며 50m 드리블 후 동점골을 밀어넣었다. K-리그 팬들 사이에 '메시빙의골'로 명명된 이 한골로 골잡이 전현철의 이름을 알렸다. 팀을 패배에서 구했다. 2호골은 지난 4월 13일 대전과의 홈경기였다. 전반 32분 골을 밀어넣으며 팀의 시즌 첫승(3대1 승)을 이끌었다. 3호골은 5월11일 강호 전북과의 홈경기였다. 패색이 짙던 후반 인저리타임 버저비터 동점골을 터뜨렸다.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4호골 역시 드라마틱했다.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몸도 채 풀리기전에 골냄새를 맡았다. 동물적인 골 감각을 입증했다. .
전남의 23세 이하 리그 최연소 공격수 삼총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시즌 4호골 고지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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