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비의 미래' 윤석영(23·QPR)이 30일 출국했다.
지난 29일 입국해 한달간 서울 강동구 재활센터에서 나홀로 개인훈련을 이어갔다. 새시즌을 앞두고 '몸만들기'에 몰입했다. K-리그 올스타전에선 팬들을 만났다. 믹스트존에서 전남 드래곤즈 한솥밥 선배 김병지는 아끼는 윤석영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격려했다. 취재진을 향해 "석영이는 분명 잘된다. EPL에서 틀림없이 멋지게 살아남을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동메달 직후 주가가 폭등했다. 잉글랜드전에서 벨라미를 지워내며 촉망받는 수비자원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QPR,풀럼 등 프리미어리그 복수의 구단이 러브콜을 보냈다. "빅스타로 만들어주겠다"는 해리 레드냅 감독과의 면담 직후 QPR행을 결심했다. 청운의 꿈을 품고 QPR 유니폼을 입었지만, 강등권을 헤매는 팀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해리 레드냅 QPR 감독의 소집령에 따라 '한솥밥 선배' 박지성과 함께 이날 해외파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두번째 시즌을 눈앞에 뒀다. 윤석영은 담담했다. 시련속에 한층더 깊어지고 성숙해졌다. "두번째 시즌은 오히려 편안한 마음"이라며 웃었다. "처음엔 언어도 안통하고 이런저런 불안감이 있었지만, 이번엔 편안하다"며 웃었다. "현지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됐고, 훈련하기도 편할 것같고, 선수들과도 친해졌다. 집도 있기 때문에 편안한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2부리그 강등된 팀의 현실은 바꿀 수 없다. 현실속에서 자신의 최선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목표는 역시 많이 뛰는 것이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 재입성하기 위해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QPR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바람에,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3연전에서 '최강희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경기를 많이 뛰어서 대표팀에 좋은 경기력으로 뽑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를 보면서 '저 자리가 원래 내자리라는 생각은 안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웃었다. "다시 들어갈 수 있는 자리다. 열심히 노력해서, 경쟁을 통해 들어가고 싶다"고 패기넘치는 답을 내놨다. 이청용(볼턴) 김보경(카디프시티) 등 먼저 챔피언십을 경험한 선배들로부터 생생한 조언도 들었다. "형들이 진짜 '빡쎄다(힘들다)'고 이야기해줬다. 경기력도 밀리지 않으니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런던에 도착한 직후 7월 프리시즌이 시작된다. 매경기, 매순간이 기회다. "프리시즌이 가장 중요하다. 최선을 다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눈빛을 빛냈다. 프리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팀 안팎에서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시련속에 더 단단해진 윤석영의 무한도전, 잉글랜드에서의 두번째 시즌이 곧 시작된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