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이틀 연속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8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홈경기서 10회말 박한이의 좌월 끝내기 홈런을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
2연패 뒤 2연승으로 돌아선 삼성은 이날 KIA에 패한 선두 넥센을 다시 1경기 차로 추격했다.
이날 경기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선발 대결이 팽팽했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올시즌 들어 가장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올시즌 가장 많은 이닝(8이닝)을 던지면서도 5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는 101개밖에 되지 않았다.
두산 선발 윤희관도 7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았지만 4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날 총 116개의 공을 던져 지난 2일 잠실 넥센전에서 기록한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 기록(112개)을 경신했고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이처럼 두 선발이 호투를 펼친 바람에 1-1의 균형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고, 선발의 승리도 허락되지 않았다.
운명의 9회말, 전날 채태인의 끝내기 홈런이 터진 것처럼 승리의 여신은 삼성 편이었다. 두산의 9회말 지옥을 다녀왔다. 뼈아픈 실책에서 승운이 기우는 듯했다.
선두타자 진갑용이 2루수와 1루 사이로 안타를 쳤다. 재빠르게 포구를 한 두산 2루수 오재원은 베이스커버에 들어온 투수 오현택에게 던진 것이 악송구가 되는 바람에 무사 2루를 허용했다.
삼성은 조동찬의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 찬스를 만들며 막판 고삐를 바짝 죄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세 번째 투수 오현택 대신 홍상삼을 투입한 두산은 후속타자 배영섭을 고의4구로 걸러내며 제동을 걸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럴 수록 삼성의 압박은 더 강해졌다. 김상수 타석에서 1루 주자 배영섭이 도루에 성공하며 심리전을 펼쳤고, 김상수마저 고의4구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야말로 1사 만루의 완벽한 끝내기 찬스가 됐다. 큰 기대를 안고 등장한 이승엽이 초구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게 불길한 징조였다.
후속타자 정형식이 연속 3개의 볼을 골라내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가 싶더니 스트라이크-파울에 이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이틀 연속 끝내기 홈런을 보여주기 위한 '쇼'였다. 10회말 1사후 타석에 들어선 박한이가 힘차게 받아친 공이 왼쪽 라인끝의 홈런 구역 식별용 기둥(일명 폴대)을 맞고 안쪽으로 떨어진 것이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