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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탁구 미녀군단 대한항공 다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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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테이블의 '초호화군단' 대한항공이 날아올랐다.

대한항공은 2일 막을 내린 2013년 실업탁구 챔피언전 여자부에서 단식, 복식을 싹쓸이하며 정상에 섰다. 지난 5월 파리세계선수권에서 세계 12위 후쿠하라 아이를 꺾으며 '신데렐라'라는 별명을 얻은 박성혜가 단짝 심새롬과 함께 여자복식 1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여자대표팀 대표 에이스 석하정도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여자탁구 에이스의 산실로, 2002년 이후 우승을 싹쓸이해온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 전국남녀종별선수권 단체전 우승 이후 주춤했다. 런던올림픽 직후 김경아 당예서 등 큰언니들이 뒤로 물러났다. 세대교체의 과도기, 한국마사회 포스코에너지 등 경쟁팀들의 도전이 거셌다. 지난해 실업 챔피언전에선 대우증권 송마음에게 단식 우승을 내줬다. 올해 1월 종합선수권에서 단체전 6연패 위업을 달성했지만, 여자단식 우승은 삼성생명 문현정에게 내줬다. 세계선수권 직후 '초호화군단'의 위용이 되살아났다. 단식, 복식 트로피를 싹쓸이하며 활짝 웃었다.

▶미녀복식조 박성혜-심새롬의 불패행진

'신데렐라'로 떠오른 박성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계랭킹 166위를 달고 나선 파리세계선수권 첫 출전에서 세계 12위 후쿠하라 아이를 꺾었다. 단식 16강에 올랐다. 세계선수권 출전 직후라 훈련량은 부족했지만, 눈빛만 봐도 통하는 환상의 복식 파트너 심새롬과의 호흡은 빛을 발했다. '디펜딩챔피언'답게 가볍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미모의 왼손 펜홀더 심새롬과는 벌써 8년째 손발을 맞추고 있다. 중간에 파트너가 바뀌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운명처럼 다시 만난 후 승승장구다. 2011년 이후 실업 여자복식에선 적수가 없다. "복식이라 그런지 잘 모르시지만, 사실 2011년 종별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계속 1등이에요"라며 웃었다. 2011년 종별선수권, 지난해 SBS실업탁구 챔피언전, SBS 최강전, 올해 초 종합선수권까지 연이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대우증권 차세대 에이스 송마음-강미순조와의 결승전에서도 4대0 완승을 거뒀다. 부족한 연습량을 완벽한 팀워크로 극복했다. "연습량이 부족했지만, 서로 쌓인 세월이 있으니까"라는 말로 무패의 이유를 설명했다. 잠시 멈춰섰던 박성혜의 탁구는 확실히 진화했다. "파리에선 잘 느끼지 못했는데 한국에서 늘 만나던 선수들과 다시 해보니 내 탁구가 조금 늘었다는 게 느껴진다"며 웃었다. 파트너 심새롬 역시 "성혜언니의 탁구가 심리적, 기술적으로 안전해졌다. 태릉선수촌 훈련, 세계선수권을 거치며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했다.



▶여자단식 여왕 석하정의 귀환

중국 귀화선수인 석하정은 여자단식 결승에서 파리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박영숙을 4대1로 꺾었다. '닥공(닥치고 공격)' 박영숙의 물오른 왼손 드라이브에 철저히 준비했다. 파워와 기술을 갖춘 두 선수는 남자탁구 못지 않게 빠르고 파워풀한 명승부를 보여줬다. 3세트는 21대19(박영숙 승)까지 가는 대접전이었다. 수준 있는 경기력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2년만에 타이틀 탈환에 성공한 석하정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대표팀뿐 아니라 팀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언니들 대신 내가 해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나는 대표팀에서도 많은 배려를 받았다. 배려해주시는 만큼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게임이 풀리지 않을 때 쉽게 놓아버리는 약점도 극복했다. "한포인트 한포인트 끝까지 끈질기게 붙기로 결심했다"며 웃었다.

김무교 대한항공 코치는 단순한 성적보다 내적인 성장에 의미를 부여했다. 대표팀 코치로 발탁되며 팀을 비웠지만 기특한 선수들은 각자 위치에서 본분을 잊지 않았다. "여자 단복식 우승 성적 자체도 반갑지만 고른 활약을 칭찬하고 싶다. 여자대표팀 석하정 양하은 박성혜가 정신적, 기술적인 면에서 성장했다. 이혜린 김단비 이은혜 이단비 등 유망주들도 전원 예선통과를 이뤘다. 향후 활약에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이라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아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