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페드로(26)의 상승세가 무섭다. 해트트릭과 함께 리그 득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제주는 26일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홈 경기서 4대4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막판 김진규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주며 다 잡은 승리를 아쉽게 놓쳤지만 페드로의 활약상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페드로는 0-2로 뒤진 전반 40분 만회골을 터트린 데 이어 후반 2분 동점골과 후반 12분 역전골까지 터트리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서울의 간담을 서늘케 만든 페드로는 경기 후 MOM(Man of The Match)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주간 MVP에도 뽑혔다. 또한 이날 해트트릭에 힘입어 현재까지 총 9골을 기록한 페드로는 김신욱(울산, 7골)을 제치고 리그 단독 선두로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페드로가 돋보이는 것이 비단 득점력 때문만은 아니다. 좌우 측면 공격수와 처진 스트라이커, 센터 포워드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페드로는 최전방과 미드필드 라인을 오가며 공격 찬스를 만들어낸다. 과거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뛰었던 페드로는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속도까지 빨라 박경훈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까지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산토스와 자일에 대한 향수도 어느새 사라졌다. 박경훈 감독은 "산토스와 자일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는 선수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에 페드로는 "산토스와 자일은 좋은 선수였다. 하지만 이제 페드로라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제주팬들에게 각인시켜주고 싶다"라고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