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이 유럽을 정복한 26일(한국시각). '최강'의 자리를 뺏긴 바르셀로나가 정상정복을 위한 깜짝 소식을 발표했다.
'제2의 펠레'라 불리는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행을 결정지은 것. 바르셀로나는 구단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네이마르와 5년 계약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네이마르 역시 본인의 SNS를 통해 "가족, 친구 등과 함께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월요일이면 바르셀로나와 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조건은 당초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5000만유로(약 730억원)의 이적료에 연봉만 해도 700만유로(약 102억원)에 이른다. 바르셀로나는 당초 산투스측에 2000만유로(약 290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다. 네이마르와 산투스간의 계약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산투스는 바르셀로나의 제안에 콧방귀를 꼈다. 곧바로 레알 마드리드 행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 다급해진 바르셀로나는 결국 5000만유로를 제시했고, 네이마르 영입에 성공했다.
바르셀로나는 올시즌 불만족스러운 성적표를 거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0대7 완패를 당했다.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에서도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축구전문가들은 '바르셀로나의 시대가 끝났다'는 평가를 내렸다. 굴욕이었다. 바르셀로나로서는 '세계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가져오기 위한 부활을 위한 카드가 필요했다. 실력과 상품성을 모두 갖춘 네이마르는 그들의 구미에 딱 맞는 선수였다.
네이마르는 자타공인 브라질 최고의 선수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을 꿈꾸는 브라질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예전보다 가치가 하락한 느낌이 있지만, 재능만큼은 리오넬 메시 못지 않다.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 정확한 슈팅까지 공격수가 갖춰야할 모든 자질을 갖고 있다. 상품성도 뛰어나다. 최근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프로가 유로스포츠와 공동으로 경제적 가치와 나이, 카리스마와 소비 촉진 능력, 다른 분야에 어필할 수 있는 가치 등을 종합해 매긴 스포츠스타의 시장성 순위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네이마르의 가세로 바르셀로나는 다시 한번 '무적시대'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일단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메시 의존증(Messi-dependencia)'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메시는 올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프리메라리가 32경기에 출전해 무려 46골을 넣었다. 그러나 메시의 활약이 계속될수록 바르셀로나의 고민은 커졌다. 실제로 바르셀로나는 시즌 막판 부상으로 빠진 메시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바르셀로나는 정통 공격수 대신 '폴스 9'이라 불리는 제로톱 전술을 구사한다. 메시는 최전방과 미드필드를 오가며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주도함과 동시에 마침표 역할도 한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알렉시스 산체스 등이 메시의 대체자 역할을 했지만, 파브레가스는 결정력에, 산체스는 연계력에서 메시에 미치지 못했다. 메시와 스타일이 비슷한 네이마르는 메시의 빈자리를 메울 최상의 카드다.
문제는 메시와 네이마르와의 공존 여부, 그리고 유럽 적응력이다. 일단 포지션과 스타일 상으로는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메시는 중앙을, 네이마르는 왼쪽을 선호한다. 두 선수 모두 개인기보다는 팀 플레이에 주력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같은 하늘에 태양이 두개일 수는 없다. 두 선수 모두 전술의 중심에서 활약해왔다. 보조 역할에는 익숙치 않다. 자칫하면 메시에 밀려 방출된 즐라탄 이브라모비치의 사례가 재현될수도 있다. 네이마르의 유럽 적응력도 관건이다. 몸싸움에 약한 네이마르는 유럽팀에 약한 면모를 보인 바 있다. 여기에 네이마르가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모습을 여러차례 보인 바 있어 첫 해외생활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그러나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메시와 네이마르가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계 축구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메시와 네이마르가 공존에 성공한다면 우리는 상상속에서만 그리던 '마라도나'와 '펠레'가 한 팀에서 뛰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