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지난 10일 전북전에서 후반 인저리타임 전현철의 버저비터 결승골에 힘입어 2대2,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5라운드 강원전 이후 7경기 연속 무패(2승5무)를 달렸다. 23세 이하 선수가 가장 많은 최연소 군단이 단단하고 끈끈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전남유치원'의 반전이다.
하석주 전남 감독은 선수들에게 사흘간의 통큰 휴가를 허락했다. 18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던 서울전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일정관계로 6월1일 저녁 7시로 미뤄졌다. 하 감독은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선수들은 짧은 여행과 데이트, 맛집 기행, 고향집 방문 등 시즌 중 망중한을 만끽했다.
15일 '스승의 날' 아침, 선수들이 환한 얼굴로 돌아왔다.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을 마친 후, 점심시간 스승을 위한 깜짝 파티를 준비했다. '주장' 이승희와 '병지삼촌' 김병지 등 선수들이 하 감독, 노상래 수석코치, 김도근 코치, 이민성 코치, 이광석 골키퍼 코치에게 꽃바구니와 상품권 선물을 건넸다. 스승과 제자가 손을 맞잡았다. 꽃바구니를 든 스승의 얼굴엔 미소가 넘쳐났다.
'광양루니' 이종호는 스승의 날을 맞아 프로축구연맹이 실시한 설문에서 하 감독을 '상남자'라는 한단어로 표현했다. "감독님은 남자 중에 남자다. 대담하고 씩씩하고 긍정적이다. 한번 정한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지켜내시는 분"이라며 존경을 표했다. 하 감독도 '상남자'라는 별명에 흡족한 표정이었다. "'상남자'라는 별명은 처음 들어봤는데 괜찮은 것같다. 절대 뒤로 물러서지 않고,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것이 내 스타일"이라며 활짝 웃었다. "꽃바구니와 선물도 좋지만, 감독으로서 우리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투지를 다해 뛰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고맙다. 감독이 원하는 대로 지지 않는, 끈끈한 팀을 만들어주고 있어 고맙다"고 했다.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