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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치는 톱타자 추신수, 몸값 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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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치는 톱타자,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지금은 한화 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이종범은 선수 시절 최고의 톱타자였다. 파워, 정확성, 주루, 수비, 송구 등 5가지 능력을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5-tool player)'로 그라운드를 평정했다. 그가 세운 여러 기록 가운데 톱타자 홈런 기록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종범은 97년 톱타자로 30홈런을 때리며 삼성 이승엽(32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홈런치는 1번타자의 원조가 바로 이종범이라는 이야기다. 그해 도루도 64개를 기록하며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톱타자가 많은 홈런을 친 예는 메이저리그에도 있다. 지난 9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브래디 앤더슨이 무려 50개의 홈런을 날렸다. 1번타자로 35홈런, 2번타자로 15홈런을 기록한 앤더슨은 그해 오클랜드의 마크 맥과이어(52홈런)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홈런 2위에 올랐다. 앤더슨은 전형적인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15년 통산 210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만만치 않은 파워를 과시했던 톱타자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홈런치는 톱타자에 대해 "빠른 발을 지닌 타자가 의외로 홈런을 잘 치는 경우가 많다. 발이 빠르다는 것은 순발력이 좋다는 것인데, 손목의 순발력으로 빠른 스윙을 하기 때문에 종종 홈런을 치는 것"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이종범은 현역 시절 최고의 배트스피드를 자랑했고, 앤더슨 역시 빠른 발에 걸맞는 빠른 스윙을 가지고 있었다.

올시즌 톱타자로 변신한 신시내티 레즈의 추신수가 홈런치는 톱타자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추신수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렸다. 5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4대0 승리를 주도했다. 한 경기 2홈런은 지난 8일 애틀랜타전에 이어 올시즌 두 번째이며, 한 경기 4안타는 지난해 8월9일 미네소타전 이후 9개월여만에 나왔다.

1회와 2회 각각 중전안타, 좌전안타를 치며 감을 끌어올린 추신수는 1-0으로 앞선 4회초 1사후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볼카운트 1B2S에서 상대선발 알렉스 사나비아의 5구째 93마일 바깥쪽 싱커를 밀어쳐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3-0으로 앞선 6회초에는 2사후 풀카운트에서 사나비아의 몸쪽 89마일 싱커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추신수는 전날까지 최근 5경기에서 볼넷 7개를 얻은 대신 15타수 1안타로 부진을 보여 타율이 3할5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날 활약으로 타격감을 회복하며 공격 주요 부문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날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출루율(0.465)은 여전히 1위이며, 타율(0.322) 6위, 득점(33) 1위, 홈런(9) 공동 6위, OPS(1.054) 1위에 랭크됐다.

5월 들어서만 벌써 5개의 홈런을 터뜨린 추신수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산술적으로 올시즌 36개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만일 30홈런을 터뜨린다면 3할대 타율과 4할대 출루율을 올리는 홈런타자로도 각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올겨울 FA 시장에서 몸값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홈런치는 테이블 세터로 FA 시장에서 총액 1억달러 이상의 몸값을 받아낸 선수로는 2006년 시카고 컵스와 8년 1억3600만달러에 계약한 알폰소 소리아노, 2010년 보스턴과 7년 1억4200만달러에 계약한 칼 크로포드(LA 다저스) 등이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