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불펜의 팀이었던 SK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SK 불펜진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적은 점수차로 앞서고 있을 땐 항상 불안하게 경기를 지켜보게 된다. 지난 15일 광주 KIA전이 그랬다. 11회 연장끝에 송은범의 폭투 덕분에 4대3의 승리를 거뒀지만 끝까지 불안했다. 5일만에 등판한 선발 크리스 세든이 5이닝만에 물러난 이후 구원투수들이 나올 때마다 SK 덕아웃과 팬들은 계속되는 위기에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다.
3-1로 앞서던 7회말 진해수가 선두타자 이용규를 볼넷으로 출루시키자 SK 이만수 감독은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던 전유수를 올렸지만 김선빈과 나지완에게 2루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9회말에도 신종길과 나지완에게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무사 1,2루서 박희수에게 바통을 넘겼고, 박희수는 최희섭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만루의 끝내기 상황에 직면했지만 이후 세타자를 깔끔하게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4-3으로 앞선 11회말도 불안감은 계속됐다.
윤길현이 볼넷과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주자를 2명 내보내 2사 1,2루가 되자 이 감독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최영필로 바꿨고, 최영필이 김상훈을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게임을 마쳤다.
SK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은 4.50으로 전체 5위다. KIA(4.70), 한화(4.98), NC(5.37), 넥센(6.40) 등이 SK보다 좋지않은 평균자책점을 보인다.
그러나 구원투수들의 이닝 당 출루 허용율은 1.63으로 9개 구단 중 가장 높다. 한화(1.59)와 NC(1.60)보다도 출루를 더 시켰다는 얘기다. 그만큼 힘들게 막아냈다는 것.
SK는 7회까지 앞선 상황에서 12승3패를 했다. 승률 8할의 좋은 모습이지만 9개팀과 비교하면 롯데와 함께 공동 꼴찌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은 19번 모두 이겼고, 불펜 평균자책점이 가장 좋지 않은 넥센도 7회까지 앞선 14번은 승리로 마감했다. 한화는 8번 밖에 되지 않지만 1번만 져 승률이 8할7푼5리가 된다.
예전 SK는 불펜투수들의 힘으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면서 삼성과 함께 대표적인 불펜의 팀으로 팬들에게 인상이 박혔다. 허나 선수들의 이적과 부상 등으로 막강 불펜진이 허술해졌다. 지난해엔 박희수와 정우람이 있어 막강 불펜의 명맥을 이었지만 올시즌엔 정우람이 군입대로 빠지면서 구멍이 더 커졌다.
문제는 불펜진에 대한 믿음이 점점 더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누가 마운드에 올라도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 타자들은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진다는 뜻이다. 이 감독이 불펜 불안을 어떻게 해소하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