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 인천 감독이 K-리그 클래식에서 마법을 부리고 있다. '봉길 매직'에 인천이 춤을 추고 있다.
인천이 클래식 2위로 올라섰다. 포항을 제외한 기업구단들이 인천보다 순위표 아래에 있다.
돌풍의 중심에는 단연 '봉길 매직'이 있다. 그리고 '봉길 매직'의 핵심은 김 감독의 마법 같은 선수교체다. 대표적인 경우가 전북과의 8라운드와 울산과의 9라운드다. 전북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중반에 김 감독은 공격수 이천수와 이효균을 차례대로 투입했다. 김 감독의 선수교체 카드는 20분 안에 결실을 맺었다. 후반 42분 이천수의 크로스를 이효균이 결승골로 연결하며 2-1로 역전을 했다. 이어 이효균은 경기 종료 직전 쐐기골까지 터트리며 경기의 최우수선수가 됐다. 울산전도 극적이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찌아고가 1골-1도움, 문상윤이 1골을 넣으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2경기 연속 교체카드가 적중하면서 '봉길 매직'의 '마법'이 주목받고 있다. '봉길 매직'이라는 말에 익숙해진 김 감독은 '마법'이라는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마법이라는 말은 과찬이다.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는 것일 뿐이다."
몸을 낮췄다. 하지만 마법같은 교체 카드가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 비법이 있다. 선발 명단만큼 고민하는 것이 바로 교체카드다. 그는 "경기전에 상대팀을 많이 분석 하면서 선발 명단을 짜는 것 이외에도 후반에 교체 투입할 선수들과 투입 시점을 미리 정해둔다"고 했다. 교체 선수들의 '멘탈'을 특별 관리하는 것도 그만의 비법이다. "교체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 선수들과 따로 얘기를 하면서 투입 시점과 역할을 미리 전한다. '승부는 후반에 난다'고 얘기해준다. 그러면 리저브 선수들의 체력과 정신력이 최고가 된다."
그러나 김 감독은 최근 화제가 된 전북, 울산전보다 포항전 선수 기용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김 감독은 "당시 김남일과 구본상이 경고누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중앙 미드필더를 고민했다. 결국 손대호를 투입했고 골을 넣어서 정말 기뻤다"고 했다. 프로 11년차 베테랑인 손대호는 포항전에서 1득점을 하며 김 감독의 기대에 화답했다. 2008년 3월 19일 대구와의 경기 이후 1845일, 5년 18일만에 터진 득점이었다. 믿고 기용하는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줄 때 느끼는 희열은 상상 이상이다. 선수들도 감독의 믿음에 적극 부응한다. 인천을 춤추게한 '봉길 매직'의 비결이다.
인천은 10라운드에서 수원을 상대한다. FC서울, 포항, 전북, 울산 등 K-리그 강팀들을 상대로 패가 없는 인천이 다시 '대어'를 낚을 기회다. 김 감독은 "클래식 최고 팀 중에 하나다. 울산전에서 선수들이 어려운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봤다. 상승세니깐 기대를 모아서 수원을 상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