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출신 경남의 중앙수비수 스레텐(28)의 과거사가 눈길을 끈다.
히바우두(41)에서 얀 쿨러(41)까지, '월드 스타'들과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첫 만남은 브라질의 '왼발의 달인' 히바우두였다. 2009년 초 러시아 쿠반 소속이었던 그는 시즌 전 열린 우즈베키스탄 분요드코르와의 친선경기에서 히바우두와 맞딱 뜨렸다.
히바우두의 전담 마크는 스레텐의 몫이었다. 이미 '고령(당시 37세)'이었던 히바우두는 많이 뛰지도 못했고 순간 스피드도 전성기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스레텐은 당시 히바우두의 현란한 발기술에 수모를 당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스레텐은 "히바우두가 경기 중 내 가랑이 사이로 볼을 빼내 드리블을 이어간 적이 있다. 옆에 있던 우리팀 수비수 조차 멍하니 서서 파안대소 했을 정도였다"며 당황스러웠던 과거를 털어놨다. 스레텐은 아직도 히바우두가 나오는 악몽을 꿀 정도라고 한다..
스레텐이 맞대결 한 스트라이커 중 가장 힘들었던 상대는 2000년대 네드베드와 함께 체코 국가대표팀의 '극공 스타일'을 이끌었던 2m2, 100kg의 거구 얀 쿨러. 1m90의 장신인 스레텐은 같은 해 러시아 사마라에서 뛰고 있던 '인간 장대' 얀 쿨러와 '공중전'을 펼쳐야 했다. 스레텐은 "얀은 공중볼 상황에서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 같은 느낌이었다"며 "90분 동안 그와의 헤딩 경합에서 단 한 번도 볼에 머리를 대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몸 싸움이나 드리블 경합에서는 할만 했다"는 게 스레텐의 소극적인 자랑이다. 스레텐은 아직도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다.
스레텐은 얀 쿨러와 정반대 스타일로 1m71의 단신에 고무공 탄력과 현란한 발기술을 구사하는 바그너 러브(30)의 전담 수비도 경험한 바 있다. 브라질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바그너 러브는 CSKA 모스코바로 이적한 직후인 2004년부터 2시즌 연속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07~2008시즌에도 20골을 터뜨리며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스레텐은 2010년 바그너 러브와의 맞대결을 디즈니의 만화에 빚대어 '톰과 제리' 같았다고 설명했다. 장신의 스레텐이 현란한 발기술과 탁월한 스피드를 갖춘 바그너 러브를 쫓아 다니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한다. 스레텐은 "다양한 스타일의 톱 공격수를 충분히 경험한 만큼 이제 왠만한 위기에 대한 대처법은 거의 안다. 과거의 쓰라린 경험이 지금의 나를 지탱해 주는 지혜가 됐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