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고 표현해야 하나."
트레이드. 프로무대라면 꼭 필요한 각 팀들의 히든카드다.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를 맞바꿔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 돈만으로, 그리고 마음만으로도 얻을 수 없는게 선수이기 때문에 트레이드는 전력 보강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필요한 요소다. 가장 최근에는 막내구단 NC와 넥센이 2대3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불펜이 걱정인 넥센은 베테랑 송신영을 데려왔고, 야수가 필요한 NC는 지석훈, 박정준 등 당장 투입이 가능한 선수들을 얻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재미를 본 팀이 또 하나 있으니, 그 팀은 LG다. LG는 지난해 12월 삼성과 3대3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김태완, 정병곤, 노진용을 내주는 대신 현재윤, 손주인, 김효남을 데려왔다. 시즌 개막 후 현재윤과 손주인은 LG의 주전 포수, 2루수로 각각 자리를 잡았다. 주전만 차지했으면 성공이 아니다. 두 사람 때문에 LG가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타석에서 끈질기게 상대투수를 괴롭히고,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LG의 전력을 강화시켜준 트레이드를 결정한 삼성 류중일 감독의 마음은 어떨까. 류 감독은 두 사람의 활약에 대해 "선수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땐, 두 사람이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으니 기분이 좋다"면서도 "감독 입장에서는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현재윤의 경우, 진갑용의 그늘에 가려 10년 동안 백업포수 역할을 해야 했다. 손주인도 확실한 자기 자리 없이 백업 내야수 역할에 그쳐야 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두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지만, 팀 사정상 다른 선수를 기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선수 개인의 미래를 위해 트레이드라는 결정을 내렸는데, 확 달라진 모습으로 한 팀의 주축 선수가 된 제자들을 보니 감독 입장에서는 아까운 마음이 드는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당시에는 우리가 받아온 선수들이 팀에 매우 필요한 상황이었다"면서 트레이드 결과에 후회는 없다고 밝힌 류 감독은 "트레이드라는게 결과를 생각하면 참 어렵다"고 말했다.
류 감독의 삼성과 현재윤, 손주인의 LG는 오는 23일부터 잠실에서 시즌 첫 3연전을 벌인다. 손가락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현재윤은 경기에 뛸 수 없지만 손주인과 FA로 삼성에서 LG로 둥지를 옮긴 정현욱은 류 감독의 대항마로 나서게 된다. 프로 선수들의 경우 자신을 떠나보낸 친청팀을 만날 경우 대단한 투쟁심을 보이며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예들이 많다. 이들이 삼성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펼칠지 궁금해진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