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선발 김진우의 호투와 최희섭은 3점 홈런을 앞세워 SK의 막판 추격을 물리쳤다.
KIA는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서 14일 만에 선발로 나선 김진우가 7회 2사까지 8안타 2볼넷 1사구로 3실점하며 선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사이 타선의 초반 집중력을 앞세워 4대3,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 5번 타자로 출전한 최희섭은 1회초 2사 1, 2루에서 SK 선발 여건욱으로부터 우월 3점 홈런을 뽑아내며 지난 17일 광주 LG전부터 3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승리로 KIA는 시즌 단독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시즌 10승(4패) 고지를 밟았다.
지난 5일 부산 롯데전(6이닝 7안타 9삼진 2실점 1자책 승리) 이후 어깨 근육 뭉침 증세로 인해 14일 만에 다시 선발로테이션에 돌아온 김진우는 시즌 첫 등판 때와 마찬가지로 호쾌한 투구를 이어갔다. 당초 김진우는 지난 11일 광주 두산전 선발로 나서려고 했으나 등판 이틀 전 실시한 불펜 투구 이후 어깨 근육이 뭉쳐 휴식을 취했었다.
그러나 14일의 휴식을 통해 근육통에서 회복하고, 체력까지 충전한 김진우는 초반부터 위력적인 투구로 삼진 퍼레이드를 펼쳤다. 1회말 선두타자 이명기와 2번 임 훈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염을 토했다. 이후 김진우는 5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기록했다. 1회와 3회, 5회에는 한 이닝에 삼진을 2개씩이나 잡았다. 최고구속 146㎞의 직구와 116~130㎞를 기록한 폭포수 커브의 위력은 여전했다. 여기에 투심(142~148㎞)과 슬라이더(126~133㎞) 체인지업(121~127㎞)을 섞어던지자 SK 타선은 좀처럼 공략포인트를 잡지 못했다.
김진우는 4-0으로 앞선 5회말 안타 2개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막았으나 수비진과 힘을 합쳐 무득점으로 막아내는 장면도 연출했다. 무사 만루에서 이명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후속 임 훈에게는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해 점수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김진우는 7회말 포구 실패로 인한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빌미가 돼 3점을 내줬다. 2사 1, 2루에서 정진기에게 홈플레이트 앞에서 바닥에 꽂히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그러나 포수 김상훈이 이 공을 잡지 못하고 뒤로 빠트려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됐다. 그 사이 정진기는 1루까지 뛰어가 살았고, 선행주자도 한 베이스씩 진루해 2사 만루가 됐다.
이닝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 만루 위기로 돌변하자 김진우는 집중력이 흔들린 듯 연속 2개의 안타를 맞아 3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그 뒤를 이은 진해수가 대타 정근우를 삼진처리해 이닝을 매조졌다. 김진우는 "쉬면서 감각을 회복했던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경기 초반에는 밸런스와 힘이 좋았다. 그러나 사실 5회가 지나면서 힘이 떨어졌다. 이 부분은 향후 극복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고 밝혔다.
KIA는 4-3으로 추격당한 상황에서 8회부터 유동훈(1이닝 1안타 무실점)과 앤서니(1이닝 무안타 무실점)의 필승조를 차례로 올려 승리를 확정했다. 앤서니는 시즌 6세이브째를 달성했다. 김진우의 호투와 최희섭의 초반 홈런으로 승리를 거둔 KIA 선동열 감독은 "힘든 일정으로 많이 피곤했을텐데 선수들 모두 잘했고, 김진우도 잘 던졌다"는 소감을 밝혔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