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아니랄까봐. 무척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세이브 기록이라고 하면 밥먹듯이 달성하다보니 별다른 감흥이 없었나보다.
7일 대구 NC전에서 프로 통산 최초의 250세이브를 달성한 삼성 오승환은 "별다른 느낌은 없다. 250개의 세이브를 해오면서 한개 한개마다 쉬운 세이브 상황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시즌 첫 세이브가 250세이브가 됐고, 팀 분위기도 살아나는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대기록에 대한 야망도 내비쳤다. "앞으로 300세이브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는 것이다. 올해 안에 300세이브를 달성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배시시 웃으면서 "말은 쉽지만…"이라고 말해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무려 250개의 세이브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없다고 한다. 굳이 꼽자면 100세이브, 200세이브 등 주요 세이브 숫자를 작성할 때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시리즈에서 거둔 세이브가 통산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아서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그동안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이 세이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중간 투수와 수비 선-후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자주 했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짐짓 거만해졌다. "이제는 내 앞에 나오는 투수들도 한 번쯤 나에게 고맙다고 말할 때도 된 것 같다"면서 "오늘도 지만이가 등판하면서 주자 나가면 막아달라고 부탁하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