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부분은 필승계투조다.
몇 년간 프로야구계 정상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과 SK는 풍부한 질과 양의 필승계투조를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이런 트렌드는 변함없다. 물론 선발진이나 타격 등도 중요한 요소이긴 하다. 하지만 리드 상황을 확실히 지켜줄 수 있는 필승계투조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시즌 전 전문가들이 성적을 예상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점 중 하나다.
두산은 올해 필승계투조를 대대적으로 변화시켰다. 지난해 마무리 외국인 투수 스캇 프록터와의 계약을 포기하면서, 홍상삼을 마무리 0순위 후보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오랜 부상 끝에 돌아오는 이재우와 정재훈이 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강한 배짱과 구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변진수와 패스트볼의 구위는 정상급이지만 제구력이 좋지 않았던 미완의 대기 김강률도 일단 시즌 초반 필승계투조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기나긴 페넌트레이스에 변수가 없을 수는 없다. 시즌 전 발가락 부상을 입었던 홍상삼은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부상은 완벽히 나았지만, 실전을 통한 제구력 보완이 과제로 떠올랐다.
당연히 마무리의 조정과 그에 따른 필승계투조의 변화가 또 다시 필요하다. 일단 시즌 초반 변진수와 김강률을 중심으로 한 집단 마무리 체제를 계획하고 있는 상태다.
상황에 따라, 당일 경기 컨디션에 따라 마무리를 돌아가면서 투입한다는 의미.
30일 삼성과의 대구 개막전에 앞서 만난 두산 김진욱 감독은 필승계투조에 대해 묻자 "모든 선수들이 다 나가야 한다. 이혜천과 유희관 등 두 명의 좌완 계투들이 있기 때문에 모두 다 써야한다"고 했다.
즉, 이혜천과 유희관을 상황에 따라 원포인트 릴리프로 돌리고, 변진수 김강률 정재훈 이재우를 총동원하겠다는 의미다.
시범 경기 전까지 상황을 보면 김강률은 아직까지 실전에서 겨우내 가다듬었던 컨트롤이 제대로 가동할 수 있을 지 의문. 정재훈은 구위 자체가 아직 100%로 올라오지 않았고, 이재우 역시 실전 감각이 좀 더 필요하다. 변진수는 컨디션이 좋은 상태지만, 승부처에서 부족한 실전경험이 문제다.
마무리 후보였던 홍상삼은 2군에서 실전경험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실전을 통해 컨트롤을 잡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15일 정도 이후에 홍상삼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는 한 급하게 1군 무대에 데려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두산의 필승계투조.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궁금하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