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는 개막 첫 날부터 괴물 신인 오타니 쇼헤이(18) 때문에 난리다.
그는 지난해 고시엔(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160㎞에 달하는 광속구를 뿌렸다. 또 그는 방망이 솜씨까지 갖췄다. 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그팀들의 영입 제의까지 받았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해야 한다는 선배 야구인들의 충고가 쏟아졌고, 결국 오타니는 고졸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니혼햄에 입단했다. 그리고 그는 동계훈련을 통해 투수와 야수를 겸하는 좀체 보기 드문 시도를 했다. 아마야구에선 둘을 겸하는 게 흔하다. 하지만 전문화돼 있는 프로무대에서 두 역할을 오가며 성공한 케이스는 거의 전무하다. 그런 오타니가 개막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30일 세이부와의 원정 경기에서 8번 우익수로 나갔다. 1959년 도에이 시절의 하리모토 이사오(장 훈) 이후 54년만에 첫 고졸 신인이 야수로 개막전에 출전한 것이다.
오타니는 선발 출전에 만족하지 않았다. 2안타 1타점에 호수비까지 보여주었다. 고졸 신인이 개막전에서 안타를 기록한 것은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경기에선 니혼햄이 5대3으로 승리했다. 오타니는 히어로 인터뷰에서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이후 팀에 공헌할 수 있어 좋았다. 팬들의 성원 덕분에 이렇게 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야구는 오타니의 등장으로 새로운 활력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또 오타니의 라이벌 후지나미 신타로(한신)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 야구는 2006년 괴물 류현진(LA 다저스) 등장 이후 고졸 신인이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국내에서도 오타니 같은 강력한 루키가 나와야 신선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 국내 프로야구가 풀어야 할 숙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