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은 피부의 표피에는 없고 진피층에 존재한다. 표피가 얇아지거나 혈관이 두꺼워지면 실핏줄이 거미줄처럼 드러나 보이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혈관확장증이라고 한다.
피부에 있는 혈관은 자율신경의 조절을 받는데, 온도나 감정 등의 변화에 의해 확장과 수축을 거듭한다. 얼굴의 혈관이 확장되었을 때 적혈구가 피부로 비쳐 붉게 보여 '안면홍조'라 하는 것이다.
양 볼은 다른 부위보다 혈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다. 그래서 덥거나 추울 때, 화가 나거나 술을 마셨을 때, 창피할 때, 매운 것을 먹었을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얼굴이 쉽게 붉어진다. 이처럼 안면홍조는 누구나 여러 가지 자극에 의해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안면홍조는 부신피질호르몬 성분의 연고제를 남용하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감기에 걸리거나 몸에 열이 많을 때, 스트레스나 과로로 신체에 무리가 왔을 때도 발생한다.
그리고 위와 장에 이상이 생겼을 때, 맵거나 신 음식, 스테로이드 부작용이나 음주, 불규칙적인 생활습관, 자율신경계의 이상 등 다양한 발병 요인이 있다.
안면홍조의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얼굴, 머리, 목, 가슴 부위의 피부가 갑자기 붉게 변하면서 전신의 불쾌한 열 감과 발한이 동반된다. 열이 난 후에는 머리와 목, 가슴과 등에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땀이 나고, 한기를 느낀다.
밤에는 깊은 수면이 어려워져 낮에 기운이 없으며, 집중력 및 기억력장애, 잦은 짜증과 우울증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폐경을 경험했거나 양쪽 난소를 제거한 여성의 약 75%에서 관찰되기도 한다.
안면홍조를 경험한 사람들의 약 82%는 1년 이상 불편을 경험하고, 약 25%는 5년 이상 이 증상으로 불편을 호소한다. 안면홍조가 일어나는 기간은 몇 초간인 경우부터 약 10분 동안이나 지속되는 등 다양하다.
그러나 평균적으로는 약 4분 동안 지속된다. 빈도는 1시간에 1~2회부터 일주일에 1~2회까지 다양하다. 심한 홍조를 가진 여성은 약 54분마다 일어나기도 한다. 폐경기 여성 중에 약 15%는 심한 홍조 증상이 주간 및 야간에 자주 일어나고 이로 인해서 몸이 쇠약해진다.
안면홍조는 겉으로 보이는 피부 증상만을 보고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는 부작용이 생길 경우 안면홍조증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안면홍조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편강한의원 박수은 원장은 "안면홍조는 신체의 면역력을 강화하고 자가치유력을 높여 치료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피부를 주관하는 기관인 폐 기능을 강화시켜야 한다. 폐 기능의 강화는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자율신경의 조화를 이루게 하여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면서 안면홍조가 자연히 해소된다"고 말한다.
박 원장은 이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추운 날씨에는 몸 전체가 따뜻할 수 있도록 옷차림에 유의하고 가급적 마스크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극적인 음식과 술 등은 피하고 정신적인 안정이 중요하므로 긴장과 흥분,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 뜨거운 온도에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고 조언한다.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