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대구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김동주는 3루수로 출전했다.
그의 원래 포지션이다. 그는 대표적인 3루수다. 지난해 부상여파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3루수로 나서는 일도 드물었다.
그러나 올 시즌 좋은 타격감으로 부활하고 있다.
그런데 14일 포항 NC와의 시범경기에서 김동주는 주전 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이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김동주를 좀 더 효율적으로 기용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했다.
두산은 김동주가 지명타자나 3루수로 들어갈 경우 잃어버리는 기회비용이 많다. 지명타자는 홍성흔과 겹치고, 3루수에는 윤석민 김재호 등 가능성 많은 선수들과 포지션이 중복된다.
하지만 두산은 김동주가 꼭 필요하다.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진다. 두산의 1루수 자리의 주인은 가려지지 않았다. 오재일이 있고, 최준석도 있다. 그러나 완벽하진 않다. 오재일은 타격에 검증을 거쳐야 한다. 최준석은 무릎수술의 여파로 컨디션이 완전치 않다.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서 오재원이 들어가기도 한다. 두산으로서는 쓸 수 있는 많은 카드가 있다. 그 중 하나가 김동주 1루수 카드다.
김 감독은 "김동주가 1루수로 들어서면 타선에 많은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수비는 약해질 수 있지만, 타격의 플러스 요인이 더 많다"고 했다.
김동주는 1루수로도 적응을 잘 했다. 별다른 실수를 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김동주는 특유의 무덤덤한 표정으로 "1루 수비를 하니까 3루수로 설 때보다 집중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도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집중은 잘 되지 않지만, 워낙 야구를 오래했다. 그래서 이런 변화에 별다른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김동주는 6회 오재일과 교체됐다. 시범경기지만, 김동주 1루수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이 카드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포항=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