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없었다. 다만 2승 1패로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한국은 5일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벌어진 대만과의 경기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네덜란드전에 일격을 당했던 한국은 이날 대만전에서 최소 5점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만 조별예선 통과가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득실에서 밀려 탈락이 확정됐다.
사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두 명의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류현진이 불참을 선언했고 국내파 선수들도 부상을 이유로 잦은 교체가 이뤄졌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김광현과 봉중근 모두 부상으로 불참하게 되면서 마운드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타선에서 나타났다. 이름값만은 역대 최강으로 꼽혔지만 타선의 응집력은 떨어졌고 컨디션마저 최악이었다. 대회 개막에 앞서 가진 6번의 연습경기에서 총 13득점에 그쳤던 대표팀은 본선에서도 네덜란드전 영패를 당했고 대만전에서도 공격에서 여러 번 답답한 장면을 연출했다.
얕잡아봤던 네덜란드에게 0-5로 일격을 당한 한국의 자존심은 일단 한 번 꺾였다. 그냥 진 것도 아니라 실책 4개를 저지르는 졸전을 펼친 끝에 완벽하게 눌렸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다. 호주전에서 6-0으로 승리를 거두며 한 숨을 돌렸지만 B조 3패를 기록한 최약체였기에 위안을 삼기에는 부족하다.
한국이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서는 5일 대만전에서 최소 5점차 이상 승리가 필요했다. 만약 득실차에 밀려 예선통과를 하지 못한다 해도 최소한 대만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필요했다. 결국 한국은 8회 터진 강정호의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자존심만을 지켰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에 선수들은 적잖게 자존심이 상한 모습이었다. 본선에서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고, 투수진은 최강이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조별예선 탈락이라는 결과가 '역대 최약체'라는 말을 입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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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타이중(대만)=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