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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지사 '모래시계 검사' 그리고 태권도와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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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 넘는 대의원들의 연임 촉구 서명에도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임기는 지난 5일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이 신임 태권도협회장에 선출되면서 막을 내렸다. 홍 지사는 "연임해도 더 이상 해줄게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4년7개월간, 그의 흔적은 컸다. 100억원을 들여 태권도 전용 공연장 올림픽 K아트홀을 건립했다. 국비 30억원을 지원받아 넌버벌 퍼포먼스 '탈'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한류'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해외의 호응은 상상을 초월했다. 공정한 판정을 위한 전자호구제를 도입했고, 태권도장 활성화를 위해 부가세 면제 등을 해결했다.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에도 역할을 했다. 홍 지사는 "해외에 나가서 16개국의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살아남을수 있도록 부탁했다. 임기 종료 시점에 잔류가 결정돼 다행"이라며 "대과없이 끝났다. 파벌이 없어졌고, 심판 부정도 사라졌다. 태권도인들이 한 마음이 된 것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 맞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어렵게 만든 월드 투어 '탈'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 지사와 스포츠의 첫 공식적인 인연이었다.

그는 선이 굵은 길을 걸었다. 일을 맡으면 똑 부러진다. 화통한 성격에 시원시원한 일 처리로 업무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아 왔다. '모래시계 검사'가 첫 훈장이었다. 서울지검 강력부에 근무하던 1993년에는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을 강단있게 수사, 제6공화국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씨 등 권력 실세를 구속 기소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정치 입문은 1996년이었다. 신한국당으로 서울 송파구갑에 출마.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6대부터는 서울 동대문을로 지역구를 옮겨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이명박 정부 탄생 후 집권여당 원내대표에 이어 당대표를 지냈다.

그는 지난해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 당선됐다. 당연직인 경남FC 구단주에 올라 축구와도 인연을 맺었다. 홍 지사는 "축구를 하기도 했는데 이제 낼 모레 육십이라 보는 것이 좋다. 차범근이 대학(고려대) 동기고, 선수중에는 신사답고 깔끔한 홍명보를 좋아했다. 11명이 함께 땀을 흘리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며 웃었다. 그리고 "경남은 면적이 넓다보니 도민 결집이 더 절실하다. 축구를 통해 도민들을 결집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돌파력이 탁월해 '홍반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홍 지사의 '축구 행보'가 주목된다. 창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