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missy). 결혼한 여성으로서 미스(miss) 때의 신선한 생활방식을 잃지 않은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스스로를 꾸밀 줄 알고, 직업 의식이 뚜렷한 기혼 여성을 의미한다.
요즘 안방극장에서 이런 미시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미스보다 매력적인 미시들이다.
방송 3사의 월화극엔 모두 매력적인 미시 스타들이 등장한다. SBS '야왕'에선 김성령이 눈에 띈다. 1967년생(46세)인 김성령은 9세 연하의 권상우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극 중 주다해(수애)와 백도훈(정윤호)의 결혼을 미루기 위한 '계약 연애'이지만, 김성령과 권상우는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1988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인 김성령이 어린 여배우들에 뒤지지 않는 미모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김성령은 이 드라마에서 다정한 누나, 아들을 끔찍히 사랑하는 엄마,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외로운 여자 등 다양한 여성의 심리를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SBS 드라마 '추적자'에 이어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구축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MBC '마의'엔 이요원이 출연한다. 1980년생(33세)인 그녀는 지난 2002년 골퍼 박진우와 결혼했다. 결혼 후에도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 '선덕여왕', '49일', 영화 '용의자X' 등으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결혼 후 연기자로서 우뚝 섰다는 평가다. '마의'에선 혜민서 의녀 강지녕 역을 맡아 조승우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여리여리한 몸매와 투명한 피부가 미스 스타들 못지 않다. 이요원과 함께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유선 역시 2011년 연상 사업가와 결혼한 미시 스타. '야왕'과 '마의'는 시청률 1위 월화극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KBS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엔 '바비인형' 한채영이 있다. 미국 명문 광고 스쿨 출신의 AE 고아리 역을 연기한다. 2007년 결혼한 '품절녀'이지만, '명품 몸매'는 그대로다. 극 중 세련된 오피스룩을 소화하며 매력적인 커리어우먼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로 33세다. 하지만 여전히 완벽한 미모가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곤 한다. '광고천재 이태백'엔 한참 어린 두 명의 걸그룹 멤버(달샤벳 아영, 시크릿 한선화)가 출연하지만, 한채영은 이들과의 미모 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재밌는 사실은 별명이 '바비인형'인 한채영의 취미가 바비인형 모으기라는 것.
수목극에서도 미시들의 활약이 빛난다. KBS 드라마 '아이리스2'의 오연수(42)는 잘 알려진 대로 가수 겸 배우 손지창의 아내. 아들 둘을 둔 엄마지만, 드라마에서만큼은 프로페셔널한 여배우로서의 냄새를 풀풀 풍긴다. 카리스마 넘치는 NSS 부국장 최민 역이다. 눈에 띄는 액션 연기는 없지만, 강렬한 눈빛과 표정으로 모든 걸 얘기한다. 그녀 역시 20대 못지 않은 피부와 외모를 뽐낸다.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배종옥(49)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각장애를 앓는 오영(송혜교)의 비서 왕혜지 역으로 출연 중이다. 심리적인 갈등과 고통을 깊이있는 연기로 표현해내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
방송 관계자는 "여배우들이 결혼 후 연기자로서 더욱 주목을 받는 케이스가 많다"며 "'어떻게 하면 예쁘게 보일까'만 고민하는 어린 여배우들과 달리, 연기와 캐릭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통해 성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스크린에선 전지현, 전도연, 문소리 등의 미시 스타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