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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 "5분 대기조라면 자신있죠. 만날 하던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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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대기조라면 자신있죠. 만날 하던건데요."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투구수 제한 때문에 선발투수가 좋은 컨디션을 보여도 오래 던질 수가 없다. 그래서 선발과 필승 불펜조를 연결해주는 두번째 투수의 중요성이 크다.

그래서 노경은을 주목하고 있다. 노경은은 지난해 중간계투에서 선발로 전환해 12승6패 7홀드, 평균자책점 2.53의 놀라운 성적표를 거머쥐며 WBC대표팀에 승선했다. 윤석민 장원삼 송승준 등 선발 투수들이 즐비해 노경은은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코치님께서 선발 투수 다음으로 던질 투수로 생각하고 있어라는 언질을 받았다"는 노경은은 "5분대기조라면 자신있다. 예전에 항상 해왔던 일이다"라며 웃었다. 두산에서 유망주라는 꼬리표만 달고 있던 시절. 2군에서는 선발로 꾸준히 나갔지만 1군에 올라오면 선발이 일찍 무너질 때 등판하는 롱릴리프의 임무를 받았다. "항상 1회부터 스파이크 끈을 묶었죠"라며 아프지만 이젠 옛 이야기가 된 추억을 떠올렸다. 그런 경험이 WBC에서 오히려 도움이 되게 생겼다.

"사실 짧게 던지는 중간계투는 내게 맞지 않는다"고 했다. 등판하기 전 공을 많이 던지면서 몸을 푸는 스타일이라 중간에서 짧게 던져도 투구수가 많아 연투가 쉽지 않은 것. "연투를 위해 몸푸는 투구수도 줄여보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너무나 신경쓸 게 많다"는 노경은은 "원래 공을 많이 던지는 스타일이다. 이번에도 두산 캠프에서는 200개까지 던졌다. 지금은 불펜 피칭을 100개 정도로 줄였다. 좀 더 줄여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번 대표팀을 예전보다 약하다는 시각이 많은 것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약하다 하시는데 와서 보니 막강하다"고 했다. "대표팀에 오기전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생각을 많이 했고, 언론 보도 등으로 부담도 있었다"는 노경은은 "막상 선수들을 보니 좋은 투수들이 너무 많아 내가 낄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난 추격조(패전처리)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했다.

그래서 두번째 투수의 역할도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셋업맨을 할 땐 뒤에 막아줄 투수가 별로 없으니 부담이 많이 됐었다. 그러나 두번째 투수라면 내가 못던져도 막아줄 투수들이 많지 않은가. 마운드에 올라도 마음이 편할 것 같다"며 동료들에 대한 무한 신뢰를 나타냈다.

노경은은 "얼마나 던질지는 모르지만 나갈 때마다 무실점하고 싶다. 그게 이번 목표다"라고 대표팀에 조금만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타이중(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