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부터 마무리까지, 1번부터 10번타자까지 모두가 최고의 선수들로 나선 첫 연습경기. 깨끗하게 승리했다면 좋았겠지만 결과는 기대와는 달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19일 신생팀 NC와의 첫 연습경기서 0대1로 패했다. 이대호가 1루수, 이승엽과 김태균이 지명타자로 나와 10명의 타선을 짰지만 5개 안타의 빈공속에 영봉패를 하고 말았다.
그러나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오히려 밝은 표정이었다. "투수들 컨디션을 걱정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 만족하다"고 했다. 타자보다는 어깨를 달궈야하는 투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가 더 힘든 것이 사실. 투수놀음이라는 야구에서 투수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아무리 좋은 투수라도 대회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대회가 열흘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젠 80∼90%의 구위가 나와야 하는 시기다.
이날 던진 투수들은 베스트멤버라고 할 수 있다. 윤석민 서재응 손승락 정대현 박희수 오승환은 기록상 총 10개의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지만 내용상으론 나쁘지 않았다. 정대현은 7회에 나와 조영훈 김태군 이현곤 등 세명을 차례로 삼진처리하며 철벽의 모습을 보였고 오승환도 내야안타를 하나 맞았지만 여전한 구위를 뽐냈다.
류 감독은 "투수들이 예년과 다르게 한달 먼저 몸을 만들어 실전에서 던진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투수들의 컨디션을 걱정했는데 좋아보여 다행이다"라며 "직구는 아직 조금 높게 제구되는 선수가 있었지만 변화구 제구가 잘 된 것은 고무적이다"라고 했다.
20일엔 장원삼 노경은 유원상 등이 던질 예정이다. 이들의 컨디션도 좋다면 일단 류 감독으로선 마운드에선 걱정없이 대회를 준비할 수 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가 나온다면 마운드 구상을 다르게 해야하지만 나쁘지 않다면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서 운용 폭이 넓어진다.
타선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타자들이 실전 감각을 찾는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류 감독도 "첫 경기라 타자들에겐 기대하지 않았다. 직구에는 어느정도 대처를 하는데 변화구엔 적응을 못했다"고 했다. 현재까진 류 감독의 기대만큼의 속도를 내고 있는 대표팀이다. 도류(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