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1라운드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2일 대만으로 날아와 강도높은 훈련을 해온 WBC 야구대표팀은 19일부터 NC와의 네차례 연습경기와 두번의 공식 연습경기 등 총 6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높인 뒤 3월 2일 네덜란드와 첫 경기를 갖는다. 훈련의 강도가 높다보니 "힘들다"는 말이 많이 나오지만 그 뒤엔 웃음이 뒤따른다. 훈련을 통해 서로 하나가 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좋아지고 있다.
1라운드는 대만, 네덜란드, 호주와 한번씩 경기를 치러 1,2위 팀이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짓는다. 한국이 상대해야될 팀이 발표되면서 대부분이 한국과 대만이 2라운드로 올라갈 것이란 예상을 하며 이미 일본, 쿠바 등과 붙게될 2라운드를 걱정한다. 그러나 야구공은 둥글고 결과는 끝날 때까지는 모르는 것이다.
▶도하를 잊지마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은 한국으로선 기억하기 싫은 대회다. 대만에 졌고, 사회인 야구 선수로 구성된 일본에마저 지며 동메달에 그쳤다. 당시 멤버가 지금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류현진 오승환 이대호 정근우 등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방심이었다. 대만만 잡으면 금메달이라는 생각을 했고, 2006년 WBC 등 한국이 대만에 대부분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대만전에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대만의 원투펀치 궈홍치-장젠밍을 상대로 매회 찬스를 얻었지만 점수를 뽑지 못하며 2대4로 무릎을 꿇었다.
▶첫경기에 올인하라.
대표팀도 첫 경기 네덜란드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첫경기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네덜란드는 전력 분석도 쉽지 않은 팀. 전력분석팀이 네덜란드까지 날아가서 봤을 땐 고등학교 수준도 안된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중심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는 이들이다.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홈런왕을 차지한 발렌틴과 화려한 메이저리그 생활을 한 앤드류 존스도 가세했다. 지난 2011년 야구월드컵에선 쿠바를 두번이나 꺾으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결코 방심해서는 안될 팀이다.
▶초전박살.
한국과 상대할 대만, 네덜란드, 호주는 모두 한국을 강팀으로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조금도 바뀌지 않도록 초반부터 상대를 압박해야한다. '역시 한국은 강하네.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한다. 초반에 점수를 뽑아내면서 승기를 잡는다면 상대는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 만약 점수를 뽑지 못하고 상대 투수에게 끌려가거나 오히려 선취점을 내준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국이 강하다더니 해볼만하네'라는 생각을 갖게되면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을 만만하게 볼 수도 있다. 대표팀의 정근우도 "집중해서 초반부터 점수를 뽑는다면 쉽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다"고 했다. 대표선수들은 모두 미국까지 가겠다며 자신감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까지 가는 길은 멀다. 일단 대만 인터컨디넨털 구장에서 올인해야한다. 타이중(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