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PGA 투어 1일 최다 갤러리 기록이 새로 작성됐다. 3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TPC(파71·7216야드)에서 열린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 3라운드에는 무려 17만9022명의 갤러리가 몰렸다. 지난해 이 대회 3라운드에 작성된 17만3210명보다 5812명 더 많은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았다. PGA 투어 대회 하루 최다 관중 기록이 같은 대회에서 1년 만에 경신됐다. 지난 한 주간 이 대회에는 46만7030명의 갤러리가 운집했다. 최종라운드에서 7만1327명의 갤러리가 입장한다면 2008년에 작성된 최다 갤러리수인 53만8356명 기록까지 넘어설 수 있다.
시즌 초반부터 PGA 투어 흥행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PGA 투어가 전성기 시절의 인기를 되찾고 있는 이유는 불륜 스캔들로 추락했다가 완벽한 부활에 성공한 타이거 우즈(38)와 필 미켈슨(43·이상 미국)이 시즌 초반부터 신들린 샷 행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 황제' 우즈는 지난주 끝난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시즌 첫 PGA 투어 출전부터 황제의 위용을 뽐냈다. 대회가 열린 토리 파인스 골프장은 우즈의 안방이나 다름 없다. 1999년 뷰익 인비테이셔널대회에서 우승하며 이 골프장과 인연을 맺은 우즈는 2003년에 이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연속 정상에 오르는 등 올해까지 이 코스에서 여덟차례 정상을 밟았다.
우즈에 이어 이번주에는 미켈슨이 PGA 투어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미켈슨은 피닉스오픈에서 연일 독주를 거듭하며 기록적인 흥행을 이끌고 있다. 이 지역 대학교인 애리조나주립대를 나온 미켈슨이라 인기가 더욱 두드러진다.
미켈슨은 첫날 '꿈의 59타'에 아깝게 실패했지만 60타(11언더파)를 적어내며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세웠다. 2라운드에서 6타를 더 줄이며 PGA 투어 36홀 최소타 타이기록(17언더파 125타)까지 작성한 그는 3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미켈슨이 세운 24언더파 189타는 PGA 투어 54홀 최저타 2위 기록이다.
새로운 기록에도 도전한다. 미켈슨이 최종라운드에서 64타나 그보다 좋은 성적을 내면 투어 사상 72홀 최저타 기록을 세우게 된다. 역대 PGA 투어 4라운드 최저타 기록은 2003년 열린 발레로 텍사스오픈(파70)에서 토미 아머 3세가 세운 254타(26언더파). 1~3라운드에서 60-65-64타를 적어낸 미켈슨이라 현재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새로운 기록 작성도 충분해 보인다. 4라운드에서 최다 갤러리수 기록과 동시에 최저타 기록이 세워진다면 대회 흥행에 최고점을 찍게 될 전망이다.
이 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미켈슨은 "아내 에이미를 애리조나주에서 만났고 여기서 두 아이를 낳았다. 여기서 우승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대회 코스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자연스럽게 PGA투어의 전성기를 견인했던 우즈와 미켈슨의 대결이 올시즌 PGA 투어 관전포인트로 급부상하고 있다. '불륜 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우즈와, 가정적이고 모범적인 이미지로 미국내 백인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미켈슨의 인기 대결도 관심거리다. 게다가 미켈슨은 지난해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대회에서 '타이거 포비아'에서 벗어나며 우즈의 '대항마'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한편, 피닉스오픈 대회 3라운드에서 한국(계) 선수들은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2라운드를 공동 5위로 마쳤던 위창수(41·테일러메이드)는 3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를 적어내 공동 20위(11언더파 202타)로 밀려났다. 최경주(43·SK텔레콤)와 케빈 나(30·타이틀리스트)는 공동 35위(8언더파 205타), 배상문(27·캘러웨이)과 양용은(41·KB금융)은 각각 공동 58위(5언더파 208타), 공동 73위(1언더파 212타)에 그쳤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