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제' 김연아(23)와 '인권 전도사' 아웅산 수치 여사가 한무대에 나란히 섰다.
김연아는 29일 강원도 평창 용평돔에서 펼쳐진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글로벌 리더 자격으로 무대에 올랐다. 수치 여사와 두명의 지적장애인 글로벌 메신저와 함께 손을 잡고 무대에 나선 김연아는 아름다운 '꿈의 전도사'였다.
단아한 진초록 미니드레스 차림의 김연아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전 그때를 연상케하는 유창한 영어와 명랑한 목소리로 꿈을 이야기했다. 김연아의 깜짝등장에 한국선수단에선 "연아!"라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김연아가 조용히 미소 지으며 무대를 이어갔다. "아리엘, 너의 꿈은 뭐야?"라는 질문에 코스타리카에서 온 글로벌 메신저 아리엘 아리가 앞으로 나섰다. "하우 아 유?" 어눌하지만 또렷한 영어인사에 박수가 쏟아졌다. "카롤린, 당신의 꿈은요?"라는 질문에 글로벌 메신저 카롤린 베르드날이 나섰다. "나는 프랑스에서 왔다. 내 꿈은 언론계에서 사람들에게 스페셜올림픽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두 선수 모두 꿈을 이루기 바란다"며 며 웃음지은 김연아는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를 불러냈다. 수치 여사가 답했다. "내 꿈은 간단하다. 내 나라가 세계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을 만큼 발전했으면 좋겠다"
수치 여사에 이어 마지막으로 김연아가 꿈을 말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나의 꿈은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2010년 밴쿠버에서 나는 그 꿈을 이뤘다. 이제 내꿈은 당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객석에서 뜨거운 갈채가 쏟아졌다.
지적장애인들과 함께 꿈을 말한 시간, 스페셜올림픽 개막식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이었다. 무대에 선 김연아의 제안으로 전세계 106개국 3014명의 선수단이 한목소리로 "투게더 위 캔!(Together we can!)"을 외쳤다. 평창=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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