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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위캔! 스페셜올림픽 하나된 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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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70%가 소실된, 4번의 뇌수술 끝에 기적처럼 살아남은 아이 박모세(삼육재활학교)가 천천히 무대에 올랐다. 강원도 평창 용평돔을 가득 메운 4200명의 청중들이 숨을 죽였다. 무반주에 청아한 목소리로 애국가를 불렀다. 옆에 선 박모세의 어머니는 두손을 꼭 모은 채 아들이 노래를 무사히 마치기만을 기도했다.

'피겨여제' 김연아(23)가 지적장애인들에게 꿈을 물었다. '인권 전도사' 아웅산 수치 여사와 함께 지적장애인 글로벌 메신저들과 손을 맞잡고 무대에 올랐다. 단아한 진초록 미니드레스 차림의 그녀가 유창한 영어로 말했다. "예전에 나의 꿈은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내 꿈은 당신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날의 주인공 지적장애인 선수들이 무대 위에 서서 당당히 선서했다. "나는 승리할 것입니다. 승리하지 않더라도 용기를 내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나경원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위원장이 무대에서 외쳤다. "지적장애인을 향한 동정과 차별의 시선을 거둡시다. 두번 쳐다보지 말고 두번 생각합시다. 그들의 꿈을 바라봅시다."

티모시 슈라이버 스페셜올림픽국제기구(SOI) 회장이 목소리를 높였다. "최선을 다해 노력해준 대한민국 평창에 감사한다. 여기 있는 이 선수들이 한국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매혹될 것이며 그들과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29일 용평돔에서 개최된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개막식은 시종일관 가슴뜨거운 감동이 함께했다. '공존과 화합을 위한 인류의 아름다운 꿈'이라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설파했다. 지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세상과 꿈을 노래했다. 106개국 3014명이 선수단이 입장할 때마다 뜨거운 갈채가 쏟아졌다. 247명으로 최대 인원이 출전한 한국선수단은 가장 마지막으로 입장해 가장 큰박수를 받았다.

스페셜한 그들의 특별한 잔치에 이명박 대통령 내외, 최문순 강원지사, 최광식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박용만 두산그룹회장 등 국내외 인사들과 아웅산 수치 여사, 아웅산 수치 여사, 조이스 반다 말라위 대통령 등 해외 VIP,김연아 야오밍 등 스포츠스타들이 함께 했다. 2007년 아이다호스페셜올림픽 스노보드 2관왕인 지적장애인 '선생님' 황석일이 무대 위에서 나타난 큐빅을 밟고 성화대에 올라 성화를 밝혔다.

국가대표 피겨 유망주 감강찬군과 지적장애인 무용수들이 함께한 개막공연의 주제 '스노맨 스토리'는 감동적이었다. 사랑하는 부부의 아이로 태어난 '스노맨'은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증오를 상징하는 태양 때문에 몸이 녹아버린다. 쓰러진 스노맨은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과 눈꽃 요정의 힘을 받고 일어난다. 빙판위를 힘차게 질주하는 스노맨의 모습에 갈채가 쏟아졌다.

이적과 이병우 개막식 예술총감독이 지적장애인 합창단과 한목소리로 평창스페셜올림픽 주제곡 '투게더 위 캔'을 합창하며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뭉클한 감동의 마지막엔 어느새 신명나는 사물놀이판이 이어졌다. '아리랑 아리랑 아리아라리가 났네' 전세계에서 온 선수들이 장단에 맞춰 몸을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1등보다 꼴찌가 큰 박수를 받는, 아름답고 특별한 올림픽이 드디어 시작됐다.30일 오전 9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으로 내달 5일까지 강릉 평창 일대에서 알파인스킹, 크로스컨트리, 스노우슈잉 등 8개 종목 선수들이 열전에 돌입한다. 평창=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