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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발투수들 "저희 이제 5회만 잘 막으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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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저희 이제 5회까지만 잘 막으면 되죠?"

LG의 사이판 스프링캠프에서 젊은 선발투수 후보들이 투수조의 조장이자 팀의 마무리 투수인 봉중근에게 농담으로 건네는 말이다. 봉중근이 마무리 투수로 완전히 정착한 가운데, 정현욱의 가세로 불펜진이 더욱 두터워졌다. 누구보다도 직접 그라운드에 나서는 선수들 스스로가 강력해진 팀의 위력을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봉중근은 "지난 몇년 간 삼성의 불펜이 최강이지 않았나. 올해는 우리도 삼성의 불펜과 거의 맞먹는 힘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현욱, 유원상, 이동현, 이상열, 류택현, 최성훈 등 중간투수들은 정말 막강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소속팀이기 때문에, 냉정함을 잃고 한 분석이 아니다. 특히 정현욱의 가세가 큰 힘이 된다고 했다. 봉중근은 "유원상이 아직 어려 흔들리는 시점이 올 것이다. 그 때 현욱이형이 불펜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 또, 현욱이형이 힘들면 이동현이나 상열이형 등 고참급 투수들이 그 공백을 메워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구는 불펜투수들로만 승리를 할 수 있는 종목은 아니다. 선발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봉중근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선발 후보들이 어리다. 분명 부족한 부분"이라면서도 "어린 선발투수들의 마음이 편해진게 올해 가장 달라진 LG의 증거다. 후배들이 '이제 5, 6이닝만 던지면 되죠'라고 말을 한다. 나도 '우리가 뒤에서 확실히 막아줄게'라고 화답한다. 투수진의 자리가 확실히 잡힌 느낌"이라고 말했다. 탄탄해진 불펜이 선발투수들의 심리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별거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롯데의 예를 보자. 2011 시즌과 2012 시즌 롯데는 완전히 달랐다. 2011 시즌에는 선발야구였다. 장원준, 송승준 등 선발투수들이 고군분투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선발투수들의 이닝 소화가 많아 결국 시즌 막판 체력문제가 야기됐다. 상대적으로 허약한 불펜 탓이었다. 하지만 2012 시즌에는 완벽한 불펜야구를 가동했다. 김성배, 최대성, 이명우라는 확실한 불펜 투수 3명이 혜성처럼 등장하자 선발투수들이 마음 편히 경기에 등판할 수 있었다. 한 선발투수는 "보통 박빙의 리드 상황에서 던지면 역전을 당할까봐 너무 긴장이 됐다. 내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밸런스가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2012 시즌에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고 할 정도였다.

봉중근은 "그동안 LG 타선은 강했다. 결국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투수들 문제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투-타의 밸런스가 맞는 팀으로 변신 중"이라며 "자연스럽게 승률도 오르고 4강 진출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