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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인 최측근 윤상현 의원, 축협회장 변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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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의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51)이 축구 무대에 등장했다.

윤 의원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의 경질 과정, 회계 책임자의 횡령사건과 위로금 지급 등 1000억원의 예산을 쓰는 단체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들이 발생했다"며 "축구협회의 비민주적, 폐쇄적 의사결정 과정 때문이다. 당선 유무를 떠나 협회의 외과적 수술을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권력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이다. 대선 당시 박 당선인의 수행단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정치인의 축구계 등장이 새롭지는 않다. 신익희(제7대·1948~1949년) 홍성하(제8, 10, 11대·1949년, 1950~1952년) 윤보선 전 대통령(제9대, 1949~1950년) 등이 축구협회장을 지냈다. 1993년 축구협회장에 오른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현대중공업 오너)도 당시 재선 의원이었다.

하지만 권력이 스포츠를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지났다. 자칫 정치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축구협회는 연간 예산이 1000억원으로 자립경영이 가능하다. 거듭된 실정으로 차기 회장 선거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조중연 회장이 월급을 받았을 정도로 재정 구조가 탄탄하다.

윤 의원은 "당선 가능성을 50% 이상 보고 나왔다"고 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벽은 험난하다. "축구인들만의 협회는 아니다. 축구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경영인, 기술인, 비축구인도 있어야 한다. 정치인의 추진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반박했으나 기본적으로 정치인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제도권이 아닌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인천시축구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윤 의원이지만 축구계에선 낯설다. 신선한 도전이지만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반적인 시각이다. 시간도 필요하다. 축구계와 연을 맺기 위해서는 제도권에서 적어도 몇 년간은 이력을 쌓아야 한다. '벼락치기'로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다만 윤 의원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변수는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구도는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정몽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여권의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총재(51·현대산업개발 회장)와 야권의 핵인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67)이 '빅2'를 형성하고 있다. 정 총재는 정몽준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허 회장과 정 총재는 다음주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윤 의원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김석한 전 중등축구연맹회장(59)과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장(57)보다 한 발 앞서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허 회장과 정 총재에는 못 미친다. 허 회장과 정 총재 중에는 '현대가 세습'의 강한 거부감이 작용하면서 허 회장이 박빙 우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윤 의원은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축구협회장은 16명의 시·도 축구협회장(서울, 경기, 대전, 충북, 충남, 강원, 전북, 전남, 경남, 경북, 부산, 대구, 제주, 울산, 광주, 인천)과 8명의 산하 연맹 회장(초등, 중등, 고등, 대학, 실업, 풋살, 여자, 프로) 등 24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과반수의 표(13표)를 얻는 후보가 당선된다.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가 결선투표를 다시 치른다. 선거는 28일 열린다. 5파전으로 선거전이 끝까지 이어질 경우 어느 후보든 과반 득표에 실패할 수 있다.

1~2표 차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윤 의원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윤 의원은 같은 당의 7선인 정몽준 회장에게 여러차례 지원을 요청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허 회장과도 한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선택에 따라 차차기 회장을 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하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