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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토리] '놀러와' 이어 '엄마가 뭐길래'도 자막으로 종영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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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월화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가 25일 방송된 27회를 끝으로 조기종영했다.

제작진은 전날 '놀러와'와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엄마가 뭐길래'를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자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종영 인사를 전했다. 프로그램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도 못하고 쫓기듯 떠나는 뒷모습은 시청자들을 씁쓸하게 했다. '놀러와'도 유재석 김원희의 인사 없이 "지난 8년간 '놀러와'를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무성의한 자막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두 프로그램이 이렇게 이틀 연속으로 '자막 종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주지하다시피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폐지됐기 때문이다. '놀러와'와 '엄마가 뭐길래' 모두 추가 촬영 없이 기존 녹화분으로 방송을 마쳤다.

'엄마가 뭐길래'는 이달 초 촬영을 진행하던 중 조기종영과 폐지 통보를 받았다. 출연진은 물론 제작진도 사전에 이 사실을 알지 못했고 기사를 통해 소식을 접한 이들도 많았다. '엄마가 뭐길래' 때문에 다른 작품에 출연하지 못했던 배우들 입장에선 더욱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가 뭐길래'는 처음부터 걸림돌이 많았다. 10월 초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생중계로 인해 첫 방송 날짜가 미뤄지고 몇 차례 결방되면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 이후 11월 가을 개편에서 '뉴스데스크'가 8시로 내려오면서 '엄마가 뭐길래'는 일일 시트콤에서 1시간짜리 월화시트콤으로 바뀌었고 시간대도 오후 9시로 옮겨갔다. 그러더니 또 한 달 뒤엔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사측의 철퇴를 맞았다. 마지막 인사는커녕 벌려놓은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유연석-신소율-서이안의 러브라인은 꼬일대로 꼬인 채 그대로 남았고, 나문희 여사의 가족들이 갖고 있는 고민 또한 해결 없이 어정쩡한 상태로 끝났다. 김병만의 친구로 카메오 출연한 이수근과 공사장 인부로 등장한 김태원의 활약도 무색해지고 말았다. 이날 '엄마가 뭐길래' 마지막회의 전국 시청률은 5.9%로 집계됐다.

MBC는 '엄마가 뭐길래'를 끝으로 시트콤 장르를 폐지한다. 내년 3월엔 오후 9시대 일일드라마가 편성될 예정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