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자신이 보완해야 할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김연아는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금의환향이었다. 김연아는 10일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NRW트로피에서 합계 201.61점(쇼트 72.29점, 프리 129.34점)으로 우승했다. 올시즌 여자 싱글에서 200점을 넘긴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하다. 김연아 개인으로는 통산 4번째 200점 돌파였다. 20개월만에 복귀하는 선수의 점수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높은 점수였다. 귀국장에는 100여명의 취재진과 200여명의 팬들이 나와 김연아를 맞이했다. 김연아는 "첫 대회를 무리 없이 잘 마쳤다. 세계선수권대회 최소 출전 가능 점수도 넘겼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다. 최선을 다한 만큼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정말 기쁘다"고 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있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모두 1회전으로 처리했다. 이어진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도 1분25초 이후 뛴 더블 악셀은 경기 초반의 두 번의 고난도 점프보다 약간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스핀들 역시 최고 레벨인 4를 받지 못했다.
김연아 스스로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스핀과 점프에 대해 아쉬워했다. 11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김연아는 "새로 바뀐 스핀 규정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어려웠다. 레벨 4를 받는 것이 목표였는데 1~3을 받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구성의 문제인지 실전에서 내가 잘못한 것인지 분석하겠다"면서 "작은 것이지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에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욕심도 냈다. 김연아는 "실전에서 완벽하게 스핀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완벽한 모습을 보였고, 다시 그 모습을 꿈꾸는 김연아기에 가능한 욕심이었다.
점프 실수에 대해서는 '방심'을 이유로 들었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범한 엉덩방아에 대해서는 "바로 직전 점프 3개를 연결한 콤비네이션 점프가 흔들리고 나서 방심했다. 다음 점프를 앞두고 너무 쉽게 생각했다. 방심했다"고 설명했다. 체력부족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경기를 뛸 수 있는 체력은 가지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연아를 가르치고 있는 신혜숙 코치도 같은 지적을 했다. 신 코치는 김연아의 귀국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체력적인 부족은 아니다"면서 "프리 스케이팅 점프에서 실수한 뒤 서로 황당해하며 웃었다. 연습때는 전혀 실수를 하지 않던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방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스핀에 대해서는 "이번부터 스핀이 매우 까다로워졌다. 스핀을 하면서 발을 바꾸다가 약간의 다른 움직임만 있어도 회전수 부족이나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날을 사용했다) 판정을 내린다.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기 분석을 마친 김연아는 다음 목표도 밝혔다. 내년 3월 캐나다 런던에서 열리는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년 소치동계올림픽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올림픽 직전 세계선수권대회에 홀로 출전한 선수가 24위 내에 들면 그 나라에 1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준다. 10위 내에 들면 2장, 2위 안에 들면 3장을 준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때는 2장 따서 (곽)민정이와 함께 출전했다"면서 "이번에도 올림픽 티켓을 두장 이상 따내 후배 선수와 함께 올림픽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1월 4~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전국남녀종합 피겨선수권대회에 나선다.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기 전 마지막 국내 무대다. 인천공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