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의 신' 양학선(20·한체대)이 일본 토요타컵에 출격한다.
토요타컵 국제초청체조대회는 양학선이 런던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출전하는 국제무대 개인전 경기다. 지난 10월 전국체전 직후 여자체조 성지혜와 '2인 1조'로 스위스컵 초청대회에 출전했지만 그때와는 대회 성격이 다르다. 런던올림픽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 우치무라 코헤이를 비롯해 에이스들이 총출동해 진검승부를 펼친다. 양학선은 주종목인 도마와 링 2종목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린다.
12일 출국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중인 양학선은 "런던올림픽 이후 첫 개인종합 대회이자 올해 마지막 대회인 만큼 실수없는 연기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쾌거를 이룬 후 눈코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각종 행사 및 시상식, 인터뷰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12월 들어서도 대한민국인재상, 동아스포츠대상 특별상 등을 잇달아 수상했다. 신한금융 후원선수로서 청계광장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에도 나섰다. 톱클래스 선수로서 스타덤을 입증했다.
선수로서 올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다짐하고 있다. 양학선은 "사실 손목 상태가 좋지 않고, 훈련량도 부족한 편이지만, 내 기술만 실수없이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대회에 나서겠다"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표했다. "운에 맡겨야죠"라는 말에선 실전에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점심식사를 거르고 있었다. 시합을 앞두고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양학선 스스로 터득한 노하우다. 2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직후 고등학생 신분으로 출전한 이 대회에서 5위에 그친 아픔이 있다. 당시에는 양학선 기술을 계발하기 이전이라 난도 7.0의 '여2'를 뛰었다. 2차시기 착지 실수가 뼈아팠다. 지난 2년새 아시아 1위에서 세계 1위로 급성장했다.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답게 2년만의 재도전에서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12~13일 현지적응 훈련을 마친 후 14~15일 실전 포디움에 나선다. 올림픽 챔피언답게 우월한 경기력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번 대회에는 조성동 남자체조대표팀 총감독이 동행하며, 여홍철 경희대 교수가 심판으로 참가한다. 조 감독은 "학선이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런던올림픽과 마찬가지로 1차시기 양학선(YANGHAKSEON), 2차시기 로페즈(스카하라 트리플)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현장에서 경쟁자 분포를 살펴본 후 작전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양1'으로 불리는 난도 7.4, 양학선 기술의 경우 컨디션이 좋고, 경쟁자들의 도전이 거셀 경우에만 쓰는 '필살기'다. 난도가 높은 만큼 착지 부담이 크다. 완성도 높은 '여2'만으로 충분히 우승이 가능할 경우, 굳이 무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선 양학선의 한체대 1년 선배인 김희훈(21)이 출전해 안마 1위, 마루 3위에 올랐었다. 종목별 우승상금은 15만엔(약 200만원)이다. 양학선은 12일 오후 3시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