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슈퍼매치를 앞둔 최용수 서울 감독의 출사표는 "느낌이 좋다"였다.
서울과 수원이 4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올시즌 최후의 슈퍼매치를 치른다. 서울이 승점 80점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수원에 7연패를 당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5연패다. 수원은 승점 66점으로 3위에 랭크돼 있다.
최 감독은 31일 경기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수원전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많이들 오셨네요. 경기가 경기인지라." 환한 미소를 머금고 기자회견장에 입장한 그는 "현재 우리는 리그 선두고 우승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들을 갖추고 있다. 수원전은 피할 수 없는 마지막 결승전이다. 중요한 경기"라며 "1990년 최소 파울로 우승했다. 무공해 축구(무조건 공격+페어플레이)에 걸맞게 성적은 물론 최소 파울, 최소 경고의 페어플레이로 퍼펙트하게 목표를 달성하고싶다. 준비가 잘 되었고, 팀도 똘똘 뭉쳐있다. 홈에서 후회없는, 팬들이 원하는 화끈한 축구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수원전 연패는 아픔과 희망이 교차했다. 그는 "나도 사람이다. (수원전 승리가)간절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선수들도 자존심이 있다. 그러나 급박한 마음에 평정심과 페이스를 잃으면 갖고 있는 것도 꺼집어내지 못한다. 지난 주말 전북전처럼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것이다. 꿈과 희망을 지닌 청소년과 어린들에게 축구를 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끔 수준높을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큰 변화는 없다. 데얀과 몰리나, 에스쿠데로가 최선봉에 선다. 하대성과 고명진이 공수 연결고리다. 한태유가 수비형 미드필더, 아디-김주영-김동우-고요한이 포백 수비라인을 형성하는 가운데, 골문은 김용대가 지킬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오심, 운 등 더 이상 핑계를 하고 싶지 않다. 우린 좋은 흐름 유지하고 있다. 많은 변화보다 팀이 조화가 돼서 흐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어차피 스포츠는 결과로 평가를 받는다. 준비는 잘됐다. 다만 선수들한테도 얘기했지만 리그의 목표는 우승이지, 연승팀을 가리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마지막 시점에 한번 쯤은 꺾어야 될 시기가 오지 않나 싶다. 감이 좋다"며 웃었다.
상대가 1m70인 오른쪽 윙백 고요한의 단신을 역이용해 집중 공략한다는 대해선 "최근 제주와 전북, 2연전 모두 상대의 공격루트는 요한이 쪽이었다. 단신인 신체적인 결함, 핸디캡이 있지만 요한이는 누구보다 영리하고 지능적이다. 힘든 시련기를 거쳐 톱클레스로 가는 마지막 단계에 있다. 한 경기를 잡자고 여기까지 오는데 최선을 다한 그를 선발에서 빼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선수들이 한풀이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지도자의 의무"라고 했다.
서울 공격의 두 축인 데얀과 몰리나는 각각 득점(27골), 도움(16개)왕을 예약했지만, 유독 수원전에선 존재감이 없었다. 서울은 수원전 6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다. 최 감독은 데얀과 몰리나에게 "서로 스트레스 받지 말자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두 선수는 선두를 달리는데 충분한 공헌을 했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좋지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수원과는 승점 14점차다. 잘돼도, 못돼도 모두의 책임이다. 기분이 이전과는 또 다르다. 반드시 수원을 잡아야 한다기 보다는 주목받는 경기에서 공수 조직력이 단단한 팀인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한 골 먹더라도 2골을 넣으면 된다. 이런 의식을 선수들과 공유하고 싶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은 수원전 연패로 많은 감독들에게 '측은지심'을 유발하고 있다. 이흥실 전북 감독 27일 서울과 1대1로 비긴 후 "오늘처럼만 하면 수원을 이길 것"이라고 했고, 황선홍 포항 감독도 "이해가 안된다"면 위로했다는 것이 최 감독의 전언이다. 슈퍼매치의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