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탈모 질환 자료에 따르면, 탈모 환자가 최근 5년새 24.8%나 증가했다. 또한 환자 연령대는 점차 낮아지고, 여성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찾아오는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데, 유전적 탈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호르몬이다. 그 중에서도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인 테스토스테론에서 파생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은 탈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외에도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코티솔, 갑상선 호르몬, 뇌하수체 호르몬 등이 모발의 성장과 탈락에 관여한다.
모발이식 전문 모아름 모발이식센터 이규호 원장은 "현대인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식습관 및 생활습관 등으로 호르몬 불균형을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모발의 성장과 탈락에 관여하는 호르몬들이 과도하게 분비되거나 결핍되는 등 불균형 상태를 이루는 것은 탈모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모발의 성장과 탈락에 관여하는 호르몬은 안드로겐,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코티솔, 갑상선 호르몬, 뇌하수체 호르몬 크게 6가지로 나뉜다.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은 탈모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다. 인체의 모든 모낭은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안드로겐은 몸의 털의 성장을 촉진시키지만 모발의 성장만은 억제시킨다. 특히 안드로겐과 탈모촉진 효소인 리덕타아제의 결합으로 변형 생성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은 모낭의 크기를 감소시키고, 모근을 공격해 성장기를 멈추게 하며, 휴지기를 길게 만들어 탈모를 유발하는 주범이다.
반면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모발성장 인자는 활성화시키고, 탈모 인자는 억제시켜 튼튼한 모발을 만드는데 중요할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과도하게 분비되거나 모자라면 모발은 가늘고 약해진다. 특히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황체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과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자궁, 난소 등의 여성질환으로 합성호르몬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한 탈모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도 모발이 휴지기에서 성장기로 가는 것을 방해해 모발의 성장을 억제시킨다. 부신에서 만들어지는 코티솔은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된다. 코티솔은 만성적으로 분비될 경우 우울증, 수면장애 등을 유발한다. 또 피지선을 자극시켜 과도한 안드로겐의 분비를 유도해 탈모를 악화시킨다.
마지막으로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과 인체 호르몬의 분비를 조율하는 뇌하수체 호르몬은 모낭 활동을 촉진시켜 휴지기에서 성장기로 모발의 변화를 유도하고, 성장을 돕는다. 하지만 갑상선 기능 항진증, 저하증이 있거나, 뇌하수체 기능 감소증이 있을 경우, 탈모의 위험이 높다.
갑상선 질환으로 인한 탈모는 주로 머리의 옆쪽과 뒤쪽에 생기는 특성을 보인다. 반면, 뇌하수체 호르몬 이상일 경우, 다른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거나 촉진시키는 간접적인 작용에 의해 탈모가 발생한다. 이 두 호르몬은 단순히 탈모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탈모를 유발하는 호르몬의 작용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따라서 호르몬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탈모 예방은 물론 건강을 지키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단 안드로겐의 과다 분비로 인한 탈모는 피나스테리드 제제의 약물 복용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합성호르몬제 복용 등으로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이 있는 상태라면, 호르몬 수치를 검사한 후 적절히 양을 조절해 수치를 맞춰줘야 한다. 부신 기관의 문제로 인해 코티솔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다면 부신 제거술 등의 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 또한 갑상선 기능이나 뇌하수체 기능 이상이 원인이라면 각 기능의 치료를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
이규호 원장은 "호르몬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거나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탈모의 주원인인 안드로겐의 분비를 자극하는 기름진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등은 피하고 검은 콩, 검은 깨, 두부 등 식물성 단백질 및 제철과일이나 해조류, 견과류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7시간 이상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건강한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