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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의 맨시티전,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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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9라운드에서 격돌한 맨시티와 스완지. 주중 챔피언스리그 아약스 원정에서 완패하며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진 맨시티는 반전의 계기를 잡아야 했고, EPL 3연패 뒤 가까스로 위건전 승리를 거머쥔 스완지는 또 한 번의 승점 획득으로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했다. 이런 절실함은 조심스러운 경기 양상으로 흘러갔는데, 두 팀 모두 전체적인 무게 중심을 무리하게 앞으로 올린 빈도가 적었고, 공격이 끊기면 재차 수비로 전환해 기본 대형을 빠르게 갖추었다.

그속에서의 기성용은 어떠했을까.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해봤다'는 생각이다. 다비드 실바가 빠진 맨시티는 번뜩이는 한 방이 부족했고, 공격 전개의 템포 또한 여느 때에 비해 떨어진 편이었다. 대신 뒤로 처져있는 시간대가 많았던 맨시티를 상대로 스완지는 괜한 오버페이스를 할 필요까진 없었다. 원정에서의 승점 1점도 결코 나쁘지 않았기에 공격도 전방에 위치한 공격진 4명 정도로 풀어나갈 때가 많았고, 이에 따라 기성용도 평소에 비해 전진할 기회가 적었다. 그 와중에도 모세의 기적 마냥 맨시티의 진영을 가르는 패스로 미추를 겨냥했고, 콤파니에 맞고 굴절되긴 했으나 속 시원한 중거리 슈팅까지 날렸다.

EPL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본인이 갖고 있는 장기를 한 번 꺼내봤다는 것, 자신감 상승은 물론이다. 다만 관점을 바꿔 '기성용의 퍼포먼스가 만점을 주기에 아깝지 않을 정도로 완벽했느냐'라는 질문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좋은 경험'이 됐을 거란 시선 또한 여기에서 기인한다. 직전에 열린 아스널vsQPR의 경기처럼 맨시티를 맞는 스완지의 경기에서도 '클래스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했다. 최근 그들의 폼이 처져있고 주중 챔스 일정으로 체력적 부담을 느끼고 있기에 한 번 해볼 만하다고는 하지만, 최고 레벨의 선수들 개개인이 갖추고 있는 클래스까지 무시하기는 힘든 법이다.

한가지 예로 맨시티의 압박을 들어보자. 전방에서 많이 뛰어주는 테베즈-아게로는 수비 전환 과정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은 기성용을 끊임없이 견제했다. 그들의 방해를 넘어서면 얼마 가지 못해 바로 야야 투레-베리라는 견고한 중앙을 만나게 됐다. 맨시티의 라인 간격은 촘촘했고, 전방에서 흔들어줄 팀 동료도 보이지 않자, 기성용의 선택 대상은 조금 더 도전적인 전진패스보다는 횡패스-백패스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90%라는 패스 성공률 수치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것도 이런 이유다. 하물며 이번 주말에 맞을 첼시의 아자르-오스카-마타가 선보이는 전방 압박도 상당한데, 기성용으로선 더욱더 성장할 계기가 될 것이다.

공격적인 부분은 어떠했을까. 후반 들어 슬슬 시동을 건 맨시티는 날카로운 공격 전개로 스완지의 진영을 사정없이 잘라 들어왔고, 기성용 또한 이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보면서 정상적인 몸 상태로 붙어봤다면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런던 올림픽 6경기 연속 풀타임 출장으로 남들보다 시즌을 한 달 일찍 시작했고, 스완지에서는 리그컵 포함 최근 6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그 와중에 최강희호의 부름을 받아 우즈벡과 이란에서 두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다. 6~70분을 넘어서부터는 페이스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테베즈가 터뜨린 중거리 슈팅 골 장면에서의 적극적인 마킹 실패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앞으로도 이런 일정 속에 치일 날이 많을 터, 자기 관리로 부상 없이 승승장구해야 하는 것도 기성용의 몫이다. 물론 모레 새벽 리버풀과의 캐피탈원컵 일전에서는 한 번쯤 쉬어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