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새빨간 거짓말, 야구팬들을 우롱하는 일이다.
롯데는 30일 양승호 감독의 사퇴의사를 수용하겠다고 최종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나기까지의 과정이 석연찮다.
롯데는 22일 SK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 패배 이후 양 감독 사퇴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곧바로 "사퇴는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장병수 사장과 배재후 단장이 양 감독에게 내년 시즌 코칭스태프 선임 등에 대한 얘기를 했다며 내년 시즌 다시 한 번 양 감독을 신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양 감독이 사퇴를 결정했다고 공식발표했다. 그러면서 "양 감독이 사장, 단장과의 만남에서 사퇴 의사를 내비쳤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전 구단의 반응은 모두 거짓이라는 뜻이다. 구단 관계자는 "결정된 사항이 없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했지만 2년 동안 팀을 이끈 감독과 응원해준 팬들을 우롱하는 처사였다.
또 하나. 과연 롯데가 우승을 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냐는 점이다. 양 감독은 2년 연속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SK와의 일전에서 2번 모두 패했지만 최종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대부분의 팬들이 "이 전력으로 이 정도 성적을 냈으면 잘한 것 아니냐"는 긍정적인 평가를 할 때 구단만 "만족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실제 장병수 사장은 플레이오프 패배 직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으면 만족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계약기간을 1년 남겨놓은 상황에서 굳이 양 감독 경질카드를 낼 명분이 없었다는 뜻이다. 결국 야구를 모르는 구단 수뇌부의 맹목적인 우승에 대한 집착이 또 한 명의 희생자를 만들어낸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