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숨기고 싶었을지도 모를 노홍철의 눈물 컷. 이 컷을 보고자 했던 시청자들은 방송되지 않은 눈물의 내용을 알고 싶어 첫 방송이 끝난 이후 적잖은 항의 아닌 항의를 했다. 이에 김태호 PD는 너무 많은 분량으로 인한 편집이었을 뿐이었다며 말을 했지만,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 입어 방송을 내 보내 그 눈물의 진실을 알렸다.
노홍철이 흘린 눈물에 어떤 뜻이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 그래서 그 눈물에 시청자도 마음이 아파오긴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가 흘린 눈물은 점점 변해가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공포감이 깔려 있는 스트레스이기도 했다. 처음 방송을 하던 시절은 그저 좋아서 신나게 할 수 있는 즐길거리가 방송이었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대중이 열광하는 것이 좋아서 큰 범주 안에 자신을 얽매이지 않고 놀며 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점점 방송에 익숙해지고, 좀 더 프로의식을 가지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상황은 자유로운 자신을 옭아매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했을 것이다. 그저 좋아서 하던 방송은 뭔가 거리낌 없는 자유로운 말과 행동으로 한결 편하게 방송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프로의식을 갖고 그 품격과 정해진 틀에 맞추려니 사고는 점점 굳어져 답답한 마음에 놓이게 되었던 것이 노홍철의 마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방송으로 비춰진 실제 노홍철의 모습 또한 그의 말대로였다. 어느 순간 똘끼 가득하고 에너지가 과하게 넘쳤던 그의 모습은 차츰 시들어 가고 약간은 정형화된 방송 시스템에 물들어 가는 모습처럼 보인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 모습 속에 뭔가 힘이 없는 모습 또한 그가 현재 방황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걱정을 하게 한 것도 그를 보고 느낀 감정이기도 했다.잘 하던 방송 프로그램 몇 개를 줄이고, 자신의 모습을 잘 보여주지 못 할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에 몰입하는 모습 또한 시청자로 그렇게 즐겁게 다가오진 않았다.
힘이 넘치던 그가 어느 순간 아픈 시기를 겪고, 몸도 마음도 헐벗은 과정을 겪은 후로는 예전 노홍철이란 이름에 걸 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중들은 그저 노홍철이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에서 뭔가 아주 약간 힘이 없는 모습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꾸준한 그의 예능감에 안심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 어떤 아픔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길이 없었다.
그런 그의 아픈 시기가 <무한도전 해님달님 편>에서 자연스레 나온 것은 다행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혼자만 앓고 있던 아픔의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는 것은 곧 다시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이나 시청자들 또한 노홍철이 겪고 있는 아픔과 스트레스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기에 배려를 할 수 있다.
어느 순간 프로의식을 갖고 자신이 갖고 있는 사기캐릭터를 살려야만 한다는 생각에 굳어진 생각으로 그렇게 사랑하는 멤버와 스태프들에게 선물을 할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른 것은 그의 여린 심성을 알 수 있게 했다.결국 노홍철을 바꿔 놓은 것은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변화해야 하는 과정에서 느낀 심적 중압감이 자유로운 그의 마음을 바꿔 놓은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대중들이 자신을 좋아하는 면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대중들은 노홍철의 자유로움을 좋아했다. 그가 지금 누르고 있는 그 엄청난 똘끼에 대한 것을 거꾸로 대중들은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20대 때 무리를 해서 끌어 당겨 썼던 에너지가 쇠해 현재 아픈 것에 대중들은 무리를 해서 모든 것을 보여주기를 원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만큼 보여주는 것을 원하는 것이 대중이다.
프로의 모습에서 보여줘야 할 것은 대중이 바라는 것을 언제든 보여줄 수 있게 조건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그래서 체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놀고 싶은 것도 하나를 줄이는 것이고, 유재석이 금연을 해야 했던 이유처럼 그 뒤에 할 일을 위해 나아가려 한다면 지금 흘린 눈물을 발판 삼아 준비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노홍철이 겪고 있는 압박감은 방송인이 되기 시작할 때부터 꾸준히 쌓이는 것이고, 요구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만이 자신을 굳건하게 만들 수 있게 할 것이다. 그가 겪고 있는 압박감은 그 자신이 아니더라도 <무한도전> 멤버 모두가 고민하는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압박감을 갖지 않을 때 누구보다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염려치 말고 <무한도전> 멤버와 스태프들에게 선물 하라. 좋아해서 주는 것을 가지고 누구도 캐릭터을 오해할 일이 없으니 말이다. 자신을 지켜 나가는 것은 자신 아니겠는가! 좋아하는 이에게 주고 싶은 것도 못 준다면 그 것 왜 하나! 자유로운 노홍철. 거침없는 노홍철을 시청자는 원한다. 유재석이 준 약도 꾸준히 먹고 말이다.
<김영삼 객원기자, 바람나그네(http://fmpenter.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