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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진-무좀-한포진…가을철 미워지는 '손'을 섬섬옥수로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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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은 '三白'을 갖춰야 된다는 말이 있다. 얼굴피부, 치아, 손이 하얘야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의외로 관리가 허술하기 쉬운 부위가 바로 '손'이다. 각종 자극물질에 노출되어 있는데다 요리, 설거지, 빨래, 청소로 자주 물에 닿게 되는 만큼 피부의 수분손실이 많고 피부 보호막인 각질층이 벗겨져 여러 가지 피부 트러블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대기가 차고 건조해지기 시작하는 요즘, 조금만 손 보습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손등이 트고 손바닥은 거북 등껍질같이 딱딱하고 잘 갈라지게 된다. 걸리기 쉬운 손 질환을 알아보고 건조한 가을철 고운손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마를 틈 없는 손, 주부습진

주부습진은 피부습진의 일종으로 손의 피부가 물이나 세제 등 각종 자극물질에 장기간 노출하면서 생기는 접촉성 피부염의 일종이다. 여러 자극물질이 장기간 피부에 접촉하면 각질층에 손상을 주게 되어 피부의 방어기전이 허물어져 피부염을 일으키게 된다.

주부습진의 증상은 피부가 갈라지는 균열, 각질이 일어나는 인설, 붉어지는 홍반, 각질층이 딱딱해지는 과각화증, 피부가 가죽처럼 변하는 태선화, 물집, 손톱의 변화, 부종 등으로 나타난다. 이 증상들은 처음에는 손가락 끝에만 나타나다가 차츰 손바닥, 손목, 손에도 번지게 된다.

주부습진은 비누세제, 물일, 고무장갑, 흙일,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으로 악화되기 쉽다. 또 지점토나 꽃꽂이 등의 취미생활, 약품을 만지는 작업일 때도 악화된다. 특히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이 있거나 어릴 때 태열이 있던 주부에게 잘 오게 된다.

증세가 가벼우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여 손을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는 보습제가 함유된 연고를 바르면 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부신피질호르몬과 보습제가 혼합된 연고를 발라야 한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내복약을 먹어야 한다.

주부습진 예방을 위해서는 손에 물이나 세제가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거지나 걸레 등을 빨 때 반드시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고무장갑 안에는 면장갑을 껴서 손을 보호해야 한다. 또한 손을 씻은 후에는 반드시 손 전용 크림을 듬뿍 바르고 수시로 보습제를 발라 마사지를 해주면 좋다. 음식을 만질 때에도 맨손으로 만지지 말고 위생용 폴리글러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잘한 물집이 가득, 한포진

한포진은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뚜렷한 원인 없이 자잘한 물집이 생기는 병이다. 가렵고 허물이 벗겨지기도 하며, 진찰받으러 올 때는 이미 물집이 터져서 껍질이 벗겨진 상태로 오는 경우가 많다. 때로 고름 찬 물집으로 변하기도 한다.

대개는 1년에 한 차례 정도 발생하여 한 달 정도 증상이 지속되다가 좋아지는데, 심한 경우는 1년 내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많이 벗겨지는 경우에는 손이 아플 수 있다. 물이나 세제를 많이 접하면 잘 생기므로 주부습진과 비슷하다. 치료는 스테로이드연고로 치료하고, 심하면 먹는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한포진 예방법은 주부습진과 동일하다.

▲발에만 무좀? 손 무좀도 괴로워

손 무좀이란 말 그대로 손에 생기는 무좀으로, 수부 백선이라고 한다. 곰팡이균인 피부사상균(백선균)이 피부 바깥층에 감염되어 나타난다. 주로 손등과 손가락 사이에 많이 발생하며, 손바닥 각질이 두꺼워지면서 하얗게 일어나고 허물이 벗겨지기도 한다.

손 무좀의 종류에는 수포형, 지간형, 각화형이 있다. 이중 지간형 무좀이 가장 흔하다. 지간형은 손가락 사이의 피부가 희게 짓무르고 균열이 생기며, 건조되면 하얗게 각질이 일어난다. 소수포형은 좁쌀 크기의 물집이 집단으로 생기며, 땀이 많이 날 때 악화되는 경향이 많다. 물집이 형성될 때 심하게 가렵다. 각화형은 손바닥 전체에 두꺼운 각질이 생겨 긁으면 고운 가루 형태로 떨어지며, 만성으로 나타난다. 주부습진과 손 무좀은 증상이 매우 비슷해 감별하기가 어려운데, 피부과에서는 진균 검사를 통하면 손 무좀에서 곰팡이균이 발견된다.

손 무좀은 균의 형태와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지만 대부분 항진균제를 복용하면서 항진균제 연고나 로션을 1일 2회씩 발라 주면 된다. 각화증이 심한 경우에는 각질 용해제로 각질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물이 나올 정도로 심할 경우에는 먹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손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발 무좀이 있는지 살피고, 발 무좀이 있다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발 무좀 부위를 손으로 만질 경우 손에 옮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손 무좀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손의 청결과 땀이 차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을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닦아 늘 청결하고 건조하게 관리한다.

▲고운 손 유지하는 생활 속 관리법

평소 피부 보호를 위한 보습관리도 중요하다. 자주 물일을 할수록 보습제 바르는 일을 생략하기 쉬운데 이런 경우 손을 씻는 횟수만큼 피부의 천연 피지막은 손실되어 손이 거칠어지고 쉽게 노화된다. 섬섬옥수 같은 손을 가지려면 손을 씻은 후 손 전용 핸드 크림을 손에서 팔꿈치까지 넉넉하게 바르고 손끼리 비벼주며 마사지를 해준다.

건조가 심해 손이 트고 갈라질 때는 클렌징 크림으로 손의 노폐물을 닦아낸 다음, 각질 제거제로 손 피부의 묵은 각질을 제거한다. 손을 씻은 후 타월로 가볍게 물기를 제거하고, 영양 크림이나 손 전용 크림을 충분히 바른다. 자기 전에 크림을 바른 다음, 랩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빈틈없이 손을 둘러싸거나 비닐 장갑을 끼고 20분 후에 벗기면 손이 촉촉해진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도움말 :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