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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3연승 SK 달라졌다 아니다,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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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SK가 3연승으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즌 전 SK는 총 10개팀 중 6~7위 정도의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첫 경기 전자랜드전에 1점차로 패한 이후 동부→삼성→모비스를 연달아 잡았다.

이러자 SK 농구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모래알과 같았던 조직력이 끈끈하게 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팀 동부, 모비스와 싸울 때 후반부에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일부에선 좀더 SK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도 있다. 지난 10년 동안 SK는 딱 한 번 플레이오프에 진출 '봄농구'를 해봤다. SK의 선수 구성은 평균적으로 화려했다. 구단에선 선수단에 최고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처럼 좋은 출발을 보였던 시즌이 제법 됐다. 하지만 시즌 막판엔 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런 초라한 결말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부상이었다. 지난 시즌엔 전력의 핵이었던 외국인 선수 알렉산더 존슨이 시즌 중반 다치면서 9연패의 늪에 빠졌다. 결국 9위로 시즌을 마쳤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만 SK 주전들도 부상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포인트가드로 변신한 프로 2년차 김선형과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 둘 중 한 명이 다칠 경우 SK는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

김선형의 백업으로 베테랑 주희정 변기훈 권용웅이 있다. 그러나 주희정은 풀타임을 뛰기에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있다. 변기훈과 권용웅은 아직 안정감이 떨어진다.

헤인즈는 크리스 알렉산더가 대신할 수 있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헤인즈와 색깔이 완전히 다르다. 득점력과 기동력 면에서 다소 부족하다.

루키로서 시즌 초반부터 SK의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는 최부경은 체력안배를 잘 해야 한다. 원래 신인들은 프로 첫해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프로 무대 처럼 6개월 이상의 장기 레이스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SK에는 최부경이 빠질 경우 그만큼 몸으로 상대와 싸워줄 선수가 없다.

문경은 감독은 감독대행 시절이었던 2011~12시즌의 실패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주전선수들이 빠질 경우를 대비한 'B플랜'을 갖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가 다칠 경우를 대비해 대체 후보 선수들을 물색해 놓았다. 프리시즌 동안 한 포지션에 선수 2명씩을 준비시켜 더블 스쿼드를 만들었다. SK가 그동안 안고 있었던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이를 크게 줄였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주전을 빼고 비주전들이 뛰어도 와르르 무너지는 걸 피하기 위해서 였다.

현재 SK는 슈팅가드 김효범이 컨디션 난조로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다. 또 포워드 김동우가 무릎 부상으로 결장 중이다. 둘이 돌아오면 SK 전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농구계에는 1라운드 순위가 그대로 최종 순위로 간다는 얘기가 있다. 한두개 팀 빼고는 순위가 거의 같다고 한다. 이번 시즌은 초반부터 절대강자 없이 물고물리는 춘추전국시대 양상이다. 예상을 깨고 상위권에 있는 SK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