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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선발 유먼은 올시즌 SK를 상대로 5경기에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1.27로 강세를 보였다. 피안타율도 2할2리로 짠물 투구를 보여줬다. 유먼은 자신이 상대한 7개팀 가운데 SK전 성적이 가장 좋았다. 양승호 감독이 유먼을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결정한 것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이어진 로테이션 순서 때문이기도 했지만, 유먼의 SK전 호투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록상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유먼은 SK 타자 가운데 최 정과 이호준에게 각각 1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유먼을 상대로 최 정은 타율 9푼1리(11타수 1안타), 이호준은 2할7푼3리(11타수 3안타)로 그다지 강하지 못했지만, SK의 다른 타자들이 뺏어내지 못한 홈런을 기록했다. 또 문학구장 좌우 펜스거리(95m)가 짧다는 점에서 유먼은 두 선수와의 대결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다.
<RESULT>
유먼의 직구는 이날 정규시즌보다 4㎞ 정도 덜 나왔다. 최고가 145㎞였고, 평균 142㎞에 그쳤다. 시즌 막판 보름간 실전에 나서지 못한 탓에 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이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힘보다는 제구력과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선보였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최 정, 이호준과의 대결에서는 코너워크 위주로 '역'의 볼배합을 가져갔다.
0-0이던 1회말 2사후 유먼은 최 정을 130㎞짜리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풀카운트에서 7구째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최 정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직구에 강한 최 정이 풀카운트까지 가는 과정에서 5개의 직구를 던진 유먼의 볼배합에 당한 것이다. 직구를 노리고 있다 체인지업에 밸런스가 무너지며 힘없이 방망이가 돌아갔다.
그러나 이호준과의 대결에서는 실투를 극복하지 못했다. 2회 선두로 타석에 선 이호준은 볼카운트 1B에서 2구째 가운데 높은 141㎞ 직구를 잡아당겨 라인드라이브로 왼쪽 담장을 넘겼다. 성급한 승부가 화를 불렀다.
첫 대결에서의 학습효과 덕분이었을까. 유먼은 3회 2사 1,3루 위기에서 두 거포를 상대로 허를 찌르는 볼배합을 가져갔다. 1회 삼진 처리한 최 정에게는 철저한 코너워크 피칭으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정규시즌서 26홈런을 친 최 정을 상대로는 다분히 1루를 채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1회 홈런을 허용한 이호준에게는 신중한 승부를 펼쳐야 했다.
이호준을 상대로는 초구부터 4구까지 모두 변화구를 던졌다. 구속은 127~131㎞까지 형성됐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번갈아 구사했다. 그리고 승부구는 143㎞짜리 높은 직구였다. 변화구에 익숙해져버린 이호준의 방망이는 헛돌았다.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아간 후 직구를 던져 승부를 본 것이다. 유먼은 6회 최 정과의 세 번째 대결에서 직구로 중견수플라이를 잡아낸 뒤 마운드를 김사율에게 넘겼다.
유먼은 비록 정규시즌서 당했던 이호준에게 홈런을 또 허용했지만, 5⅓이닝 5안타 2실점으로 제몫을 한 셈이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