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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정근우와 손아섭의 칭찬 신경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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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가 가까울수록 신경전은 더욱 치열한 법.

지난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SK 정근우는 롯데 손아섭을 경계 대상 1호로 지목했었다. 올시즌 손아섭이 타율 3할1푼4리에 최다안타(158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활약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었다. 당시 정근우는 "아섭이가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자신 때문에 SK에게 졌다고 생각하고 독기를 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손아섭은 지난해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초구 병살타를 친 '악몽'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 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손아섭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손아섭은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근우 형이 나를 띄워주는 것처럼 하면서 심리전을 건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손아섭 입장에서는 노련한 정근우의 심리전에 당하지 않겠다는 의미.

이어 손아섭은 "굳이 작년의 아픔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는데 나를 위축시키려는 것이 느껴졌다"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어 손아섭은 오히려 정근우의 존재감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아섭은 "포스트시즌에서는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근우형같은 선수가 있어야 팀에 유리하다"며 "근우형과 나는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지만 근우형의 세밀한 플레이를 내 스타일에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근우형의 섬세한 장타력도 배우고 싶다"고 치켜세웠다.

정근우는 이에 대해 "거짓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웃으면서도 "아섭이와는 올해 비교가 안된다. 최다안타왕한테 내가 덤빌 수가 있겠나. 아섭이가 고교 후배이기도 하지만 야구를 야무지게 한다. 뿌듯하고 대견하기도 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선수가 이처럼 '본게임'에 앞서 신경전을 벌인 것은 그만큼 친분이 두텁다는 이야기다. 정근우와 손아섭은 부산고 선후배 사이다. 정근우가 6년 선배다.

선수들이 상대를 띄워주며 신경전을 펼치는 것은 포스트시즌 덕아웃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광경이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