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남자 자유형 50m 한국신기록이 경신됐다. 양정두(21·전남수영연맹)와 박민규(26·고양시청)가 15일 제93회 대구전국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50m 결승에서 똑같이 22초52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종전 기록은 10년 전인 2002년 코리아오픈에서 김민석 현 경영대표팀 코치가 작성한 22초55다. 0.03초를 줄이기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의미가 크다.
남자 자유형 50m 기록은 '마린보이' 박태환이 유일하게 보유하지 못한 기록이다. 2008년 10월 전국체육대회 금메달 당시 22초73이 박태환의 50m 최고기록이다. 올해초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차원에서 출전한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 오픈에서 22초74로 3위에 올랐으나 아깝게 기록경신에는 실패했었다. 박태환의 경우, 스피드와 지구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400m 중장거리에 집중했기 때문에 스피드가 절대적인 최단거리 훈련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었다.
10년만에 단축된 대단한 기록이 반갑지만, 사실 수영 단거리 종목에서 세계와의 격차는 크다. 양정두와 박민규가 작성한 22초52의 기록은 올시즌 세계 75위에 해당하는기록이다. 세계 최고기록은 단거리 최강자 세자르 시엘류가 2009년 브라질국내대회에서 세운 20초91, 올시즌 세계 최고기록은 프랑스의 플로랑 마노두가 올림픽에서 작성한 21초34다. 올시즌 아시아 최고기록은 일본의 이토 켄타가 지난 5월 일본오픈에서 기록한 22초20이다. 올시즌 세계 3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러나 예선과 결선에서 두차례나 동시에 터치패드를 찍은 박민규와 양정두가 치열한 경쟁 속에 함께 발전한다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양정두는 이번 대구전국체전이 배출한 최고의 깜짝스타로 떠올랐다. 12일 접영 50m 예선(23초91)과 결선(23초77)에서 잇달아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이 종목 5연패에 성공했다. 자유형 50m에서도 한국 신기록으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경기도 토월초등학교 2학년 때 수영을 시작한 후 중학교 3학년 때인 2006년 전국소년체전에서 3관왕에 오르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었다. 6년만에 다시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록 종목에서 영양가 만점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MVP 후보 자질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스물여섯살 박민규의 투혼도 칭찬할 만하다. 기록종목에서 적지 않은 20대 중후반 나이에, 특유의 성실성으로 한계를 극복했다.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한국최고기록으로 입증해보였다. 계영 400m, 자유형 50m에서 우승하며 2년 연속 2관왕에 올랐다.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