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인구나 사무직 종사자가 늘면서 현대인의 척추 건강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특히 젊은층에서 목디스크 환자가 급증해 최근 5년 새 2030 환자 비율이 2배 증가했다. PC,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IT기기 탓이 크다.
오는 16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세계 척추 날(World Spine Day)'을 앞두고 고도일병원이 2008년부터 올해까지 병원을 찾은 목디스크 환자 2만3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수가 5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2746명이었던 환자가 2009년 3179명, 2010년 3229명, 2011년 7827명, 2012년 9월 말 현재 6021명으로 늘었다.
목디스크 환자는 50대 이상에서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0~40대에서는 급증해 전체적인 증가 추세를 이끌었다. 특히 올해 2030 목디스크 환자 비율은 전체의 21%로 5년 전 10%보다 2배 이상 뛰었다. 목디스크 환자 5명 중 1명 이상이 2030일 정도로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진 것이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통계적으로 허리디스크 환자가 목디스크 환자보다 많지만 증가율은 목디스크가 더 가파르다"며 "PC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오래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나 젊은층에서 발병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목디스크 환자 증가폭이 큰 대표적인 요인은 PC와 스마트 기기 사용 증가가 꼽힌다. PC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오래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나 젊은 층은 잘못된 자세로 인해 경추(목뼈)가 변형될 위험이 크다. 고개를 쭉 내밀거나 푹 숙이는 자세는 목뼈 변형을 일으키는 원인 1순위다.
목뼈는 C자형 곡선을 유지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반복되면 C자가 점점 일자로 펴져 일자목(거북목)이 된다. 이렇게 일자가 된 목은 탄력이 줄어들고 퇴행이 앞당겨져 가벼운 외부 충격에도 쉽게 삐끗(경추 염좌)하거나 잠만 잘못 자도 목이 움직여지지 않는 등 약해진다.
이러한 일자목이나 경추 염좌를 방치했을 경우 목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 목디스크는 목뼈 사이에 있는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물인 디스크가 뒤로 밀려나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목디스크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뻐근할 정도의 불편함만 느껴지지만 목에서 어깨와 팔을 지나는 신경이 눌리면 이 부위에도 통증이 생긴다. 팔과 손가락이 아프고 힘이 없거나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팔의 감각이 둔해지면서 마비 증상까지 온다. 따라서 목통증이나 어깨 팔 등에 통증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중년층 이상의 목디스크 환자는 목뼈와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가 주요 원인인 경우가 많다. 노화가 진행되면 표면에 뼈 조직이 가시처럼 덧자라 신경을 자극하면서 목 통증과 팔의 통증이 유발된다. 디스크 역시 수분 함량이 점차 감소하고 그에 따라 탄력성도 떨어진다. 또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섬유륜이라는 조직도 닳게 돼 목디스크로 진행된다.
검사 결과 목디스크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팔 마비 증상이나 척수손상 같은 중증 상태가 아니라면 90%의 환자는 비수술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먼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인 치료를 하게 되고, 이런 치료에 효과가 없을 때에는 주사치료나 시술과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초기 목디스크는 자세를 바로잡고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호전된다. 목디스크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로잡는 훈련을 통해 교정해야 한다.
우선 책상 위의 PC 모니터가 너무 낮지 않게 조절한다. 업무 중에는 1시간에 한 번씩은 목 돌리기, 어깨 돌리기, 허리 펴기, 손가락 털기, 주먹 줬다 펴기 등 스트레칭을 해준다. 또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같은 스마트 기기의 사용시간을 되도록 줄이고 사용할 때는 IT기기의 높이를 눈높이로 높여서 사용하도록 한다.
고도일 병원장은 "목디스크는 치료를 받았더라도 재발하기 쉬워 항상 주의해야 한다"며 "심한 스트레스는 목 주변의 근육을 경직시키고 혈액순환을 방해해 목디스크에 가해지는 부담을 증가시키므로 스트레스 조절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