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급 수석코치는 누구?'
한화가 김응용 신임 감독을 전격 영입하면서 수석코치에 대한 관심이 새삼 떠오르고 있다.
김 감독이 71세의 최고령인 데다, 삼성 구단 사장까지 지낸 '초거물'이다. 이런 큰 어른을 보좌할 수석코치는 감독급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의 수석코치에 대해 정확한 윤곽이 나온 것은 없다. 김 감독은 코치 인선에 대해 구단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고, 구단 측 역시 앞으로 김 감독과 상의해 코치 인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유력한 전망은 이른바 '김응용의 남자'가 대거 영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프랜차이즈 스타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한화의 프랜차이즈 지도자는 한용덕 감독대행을 비롯해 송진우 투수코치, 정민철 2군 투수코치 등이 있다. 최근 일본 코치 연수를 마치고 한화의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복귀한 장종훈 코치도 여기에 속한다.
결국 한화 구단은 코치 인선을 구단에 일임한다는 김 감독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수석코치 만큼은 김 감독의 의중에 치우칠 것으로 보인다. 의사소통을 위해 신임 감독의 '복심'을 반영할 수 있는 보좌진을 갖춰주는 게 이 바닥의 기본예의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차기 수석코치는 감독급 인물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과연 누가 될 것이냐'는 하마평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현재 야구계에서 제기되는 수석코치설에는 한용덕 감독대행을 비롯, 이순철 KIA 수석코치, 김성한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 등이 거명되고 있다.
한 대행과 이정훈 감독의 경우 한화 구단의 프랜차이즈 중시 정책에 비중을 둔 관측이다.
한 대행은 한대화 감독이 사퇴한 이후 위기의 한화를 임시로 맡아 성적이나 선수단 관리 측면에서 무난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때 한 대행의 감독 승격설이 나왔을 때 구단 내부에서 "너무 일찍 올라가면 일찍 내려간다"는 말이 나온 적이 있다. 한 대행의 경우 차기를 염두에 뒀다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가 미래의 감독으로 오래 전부터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는 이정훈 감독도 한 대행과 비슷한 케이스에 속한다. 이에 따라 한 대행과 이 감독은 수석코치나 2군 감독으로서 준비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순철 수석코치와 김성한 위원은 김 감독의 애제자 출신으로 두터운 친분으로 인해 하마평에 오른 경우다. 스타 출신인 두 인물 모두 프로 감독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이 수석코치가 KIA에 몸담고 있는 처지여서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그럴 듯한 시나리오의 주인공으로 떠올렸다. 이 수석코치가 김 감독을 따라 한화로 이적할 경우 한대화 전 감독이 선동열 KIA 감독의 요청을 받고 KIA에서 새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수석코치는 김 감독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는 김 감독이 해태를 이끌던 1996년 그 유명한 '하와이 항명사건'의 주역이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둘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었다.
김 감독이 삼성 사장에서 물러난 뒤 야인으로 있을 때 잊지 않고 연락을 하며 모셨던 이가 이 수석코치다.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던 이 수석코치는 김 감독과 같은 야인생활을 경험중이었다.
여기에 항명사건을 계기로 각별한 정이 쌓였던 데다, 오랜 기간 모셨던 옛스승에 대한 존경심 때문에 인간적인 도리를 한 것이다. 최근 1∼2년 동안 부쩍 돈독해진 사제의 정으로 봤을 때 김 감독이 이 수석코치를 품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위원의 경우 김 감독이 해태의 황금기를 이끌 때 유일하게 영원한 '해태맨'으로 남아 있던 애제자다.
이밖에 김 감독의 2세대 애제자인 이종범과 양준혁(SBS ESPN 해설위원)도 코치 후보로 유력하게 떠오른다. 이들은 수석코치보다는 일선 코치직에 비중이 실려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