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10월 10일은 풍요의 달, 임신기간 10개월을 의미한다.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임신 전후 챙겨야할 항목 중 척추 관절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고령 산모인 경우 임신과 임신유지, 산후후유증 예방을 위해 척추 관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출산 후에는 적어도 3개월 이상 산후조리를 해야 산후관절통 같은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가 늘어나면서 고령 임신과 출산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고령 산모 비율은 17.1%로 2000년 6.7%, 2005년 10.6%보다 크게 늘어났다. 더구나 30∼34세 산모를 합하면 전체의 62.9%나 된다. 고령산모는 임신성 고혈압, 당뇨, 조산, 유산, 기형아 출산 등 각종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임신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척추 건강은 태아와 산모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척추는 임신 유지기간 동안 임신부와 태아를 지지하는 기둥 역할을 한다. 임신을 하면 척추가 받는 부담이 커지는데다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척추뼈 사이를 잇는 인대가 약해지면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임신 말기의 임산부의 체중은 평소보다 10~20kg까지 늘어난다. 체중이 증가하고 복부가 무거워지면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허리는 뒤로 젖혀진다. 체중증가와 허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로 인해 척추와 골반에 무리가 가면서 허리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고령 출산이 많아지면서 척추 퇴행에 의한 허리 통증을 겪는 임산부가 증가 추세다.
임신을 하면 걸음걸이가 평소와 달라지면서 무릎과 발목 관절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보폭이 좁아지고 뒤뚱뒤뚱 걷다 보니 무릎과 발목 관절에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임신 말기로 갈수록 이런 증세가 심해진다.
문제는 척추나 관절에 통증이 생겨도 태아 때문에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을 수 없고 결국 출산 후까지 증세가 계속 악화된다는 점이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평소 허리 통증이 있거나 고령 임신인 여성은 임신 전 미리 척추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임신 중 척추 치료를 미루다 통증이 심해지면 더 이상의 임신유지가 어려워 조산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고령 여성은 평소에는 허리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유연하고 강한 허리를 만들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임신 중 허리통증이 심하거나 손이나 발이 저리는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척추질환의 가능성이 의심되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출산 후에는 관절 보호가 우선이 된다. 고령 산모의 경우 출산 후 전신의 관절이 약해진 상태에서 산후조리에 소홀하면 산후관절통에 더욱 시달릴 수 있다.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김성권 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는 "최근에는 맞벌이 가정이 많다보니 출산 후 산후조리 기간을 줄이고 복직을 앞당기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산후관절통을 호소하는 여성도 많다"며 "전업주부나 고령산모 역시 하루 종일 수시로 아기를 안고 지내서 손목 팔꿈치 무릎 발목 등 온몸 관절이 시큰거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후관절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3개월 이상 산후조리를 충분히 해야 한다. 산후조리 중에는 꾸준한 운동으로 관절 주변의 근력을 강화시키고 관절에 무리를 주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아기를 안을 때는 손목에 힘이 많이 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보조띠 등을 이용해 무게를 분산하는 것이 좋다. 수유를 할 때 팔이 아프다면 자세를 바꿔가며 부담을 줄이고 팔, 무릎 등의 관절 부위에 쿠션을 받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집안일을 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걸레 짜기, 쪼그려 앉는 동작과 같이 관절에 무리를 주는 행동은 최소화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