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투수진의 가장 큰 변수는 홍상삼이다. 롯데에 비해 중간계투진이 양과 질에서 떨어지는 두산. 그나마 두산의 필승계투진을 지탱하고 있는 선수가 홍상삼이다. 또 하나, 롯데 킬러다. 페넌트레이스 10경기에 나서 2승1패1홀드1세이브를 기록했다. 13⅓이닝을 소화하며 단 1자책점에 그쳤다. 평균 자책점은 0.68. 적어도 롯데를 상대로는 '선동열급' 피칭을 했다.
경기내용도 훌륭하다. 김주찬 강민호 홍성흔 조성환 등 롯데의 핵심 타자들에게 단 1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손아섭(2할8푼6리·7타수2안타)만이 유일하게 '선방'했다.
<RESULT>
두산 김진욱 감독은 데이터에 철저했다. 7회 니퍼트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곧바로 홍상삼을 올리지 않았다. 선두 타자가 손아섭이었기 때문이다. 왼손 언더핸드스로 김창훈을 원포인트 릴리프로 기용했다. 결국 손아섭은 내야땅볼.
김주찬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하자, 곧바로 두산은 홍상삼을 내세웠다. 완벽하게 두 타자(전준우 홍성흔)를 돌려세웠다.
8회 홍상삼은 제구력이 흔들렸다. 박종윤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 1사 1루의 상황이 됐다. 4-6으로 뒤진 롯데 양승호 감독은 조성환을 대신해 수비에 나섰던 손용석 대신 박준서를 대타로 내세웠다.
두 선수 모두 홍상삼에게 좋지 않다. 손용석은 1타수 무안타, 박준서는 2타수 무안타.
표본이 많지 않았다. 양 감독이 손용석보다 박준서를 택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스위치 타자인 그가 왼손 타석에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전통적인 좌우놀이(좌완에게 오른손 타자, 우완에게 왼손타자를 내세우는 것)의 규칙에 따른 것. 오른손 투수의 릴리스 포인트에서 뿌려지는 공이 오른손 타자보다 왼손 타자에게 좀 더 길게 보이는 게 사실.
하지만 홍상삼의 자신감, 역전에 성공한 두산의 분위기를 볼 때 롯데의 대타작전은 성공할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홍상삼은 올 시즌 우타자 피안타율(1할5푼9리)과 좌타자 피안타율(1할5푼1리)이 비슷했다. 모든 데이터가 홍상삼에게 유리했다. 하지만 박준서는 홍상삼이 던진 2구를 통타했다. 중심에 제대로 맞았다. 결국 우측 펜스를 넘는 110m 동점 투런홈런.
데이터를 역행한 반전의 묘미. 포스트시즌의 백미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