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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우 "'해운대' 연장해도 좋을 만큼 내겐 소중한 작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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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5일 막을 내린 KBS2 월화극 '해운대 연인들'은 시청률 면에서 그리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하지만 주인공 이태성 역을 맡은 김강우의 연기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이들은 없다. 그만큼 김강우의 연기가 이제 무르익었다는 의미다.

▶"연장해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해운대 연인들' 종영 후 만난 김강우는 부쩍 마른 모습이었다. "사실 촬영 전에 몸을 만들기 위해서 감량을 했어요. 시간이 없어서 식단조절만 해서 지방을 좀 뺐죠. 그런데 촬영하면서 잠도 잘 못자고 힘드니까 4㎏이 더 빠지더라고요." 이같이 체력적으로도 힘들지만 올 한해 김강우는 쉴새없이 연기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는 일을 좀 많이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해운대 연인들'은 부산에서 촬영을 하니까 가족과도 계속 떨어져 있어야 해서 힘들더라고요. 세 달 동안 아내와 아들을 딱 두 번 봤어요." 촬영을 마치고는 기관지염까지 찾아와 고생을 했다. "세트 촬영장에서 에어콘을 계속 쐬어서 그런지 저 말고도 임하룡 선배님, 이재용 선배님, 조여정씨도 기관지염으로 고생한대요."

이렇게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해운대 연인들'은 그에게 뿌듯한 작품이다. "촬영장에서 정말 분위기가 좋았어요. 박상면 형님은 완전 유쾌해서 분위기 메이커이고 (조)여정씨도 정말 열심히 하고 다들 즐겁게 촬영했어요. 저도 '연장돼도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았어요. 아직 촬영이 끝났다는 실감도 잘 안나요. 촬영이 끝난 날에도 무심코 대본을 쥐고 있기도 했었어요."

'차도남' 검사 이태성과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해 등 두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김강우에게는 연기에도 도움이 되는 작품이었다. "인물 자체가 조금 다르잖아요. 태성이는 일부러 톤을 나긋나긋하게 하고 남해 같은 경우는 목으로 생소리를 내줘요. 아무래도 시청자들이 다르게 느끼게 만들어야 해서 쉬운 캐릭터는 아니더라고요."

▶"결혼 후 연기의 목적이 생겼죠"

최근 김강우의 아내이자 배우 한혜진의 언니인 한무영씨의 미모가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된 바 있다. "결혼 후 달라진 것이요? 마음가짐이 바뀐 것은 없는데 목적이 생긴 것이 좀 다르죠. 사실 그 전에는 연기가 그렇게 재미있지 않았어요. 즐겁지도 않았죠. 그런데 이제는 운명 같아요. 목적이 더 명확해진 거죠. 가족을 위해 일하는 것. 또 아들이 나중에라도 제 작품을 봤을 때 창피하지 않은 작품, 좋은 작품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작품을 하면서 나태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늘 생각하게 돼요."

대중들은 김강우가 늘 진지하고 예민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변하는 것 같아요. 어릴 땐 정말 예민했죠. 하지만 점점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어요. 예전 같으면 이해 못하는 삶도 많았는데 조금 더 부드러워졌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정답은 없는 거니까요."

결혼 후 이처럼 여유를 찾은 김강우는 최근 태국 여행과 관련된 책 '김강우 이정섭 두 남자의 거침없는 태국여행'이라는 책도 내놨다. "여행 가이드북은 아니에요. 그저 이정섭 감독과 제가 여행하면서 느낀 점을 주저리주저리 적은 책이죠. 원래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 시간들이 그냥 지나가버리는 것이 아쉽더라고요. 별별 에피소드가 다 생기잖아요. 한 1년 전부터 세 번 정도 태국 여행을 다녀와서 올해부터 글로 천천히 정리하기 시작한 걸 책으로 만들게 됐어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